반기문, 문재인정부 외교 작심 비판 "4강 대사 아무나 하나"

입력 2017-10-19 01:05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73)이 미국·중국·일본·러시아 등 4강 대사 인사에 대해 “외교관은 아무나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인사”라고 비판한 것으로 18일 전해졌다. 문재인 정부는 주미 대사 조윤제 서강대 교수, 주중 대사 노영민 전 의원, 주일 대사 이수훈 경남대 교수, 주러 대사 우윤근 전 국회 사무총장 등 초대 4강 대사를 외교 경험이 없는 인사들을 내정하거나 임명했다.

반 전 총장은 지난 16일 한국안보문제연구소가 주최한 강연에서 4강 대사 인선에 대한 견해를 묻자 “미국처럼 국력이 뒷받침되는 강대국은 부동산 업자가 대사로 나가는 경우도 있고 그렇게 해도 아무 문제 될 게 없지만 한국은 사정이 다르다”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세계일보가 한 강연 참석자의 말을 빌려 보도했다.

반 전 총장은 강연에서 “우리나라 대사는 영어나 현지어 가운데 하나는 반드시 할 줄 알아야 한다”면서 “영어도, 현지어도 안 되면 외교관 역할을 하지 못한다”고 말했다고 이 참석자는 전했다.

반 전 사무총장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대해서도 “현 시점에서 전작권 전환 추진은 시기적으로 참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전작권이 전환됐을 때 미군 파병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이 유엔 평화유지군(PKO) 활동에 돈은 내도 자국 병사를 단 한명도 보내지 않는 이유가 있다”고 했다.


신문은 반 전 총장의 이러한 발언이 타 국군의 지휘를 받지 않는다는 이른바 ‘퍼싱 원칙’을 중요시하는 미군이 전작권 전환 시 한국군 대장 사령관 아래 미군 장성이 부사령관을 맡는 경우 유의미한 미군 파병이 어려울 것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 전 총장은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거친 (대북) 언사는 저도 반대하지만 북핵 문제 해결에 결기를 보일 때는 강하게 보여줄 필요도 있다”면서 “(안보를 둘러싸고) 국론이 분열되는 것은 절대 바람직하지 않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런 마당에 사드 배치 철회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도대체 대한민국 국민이 맞는지 이해가 안된다”고 비판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