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서 헌팅으로 결혼한 남자, 알고보니 '진짜 왕자'

입력 2017-10-18 18:00
사진=페이스북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있을 법한 ‘백마 탄 왕자’ 이야기가 미국에서 실제로 일어났다. 미국의 한 여성이 12년 전 미국 워싱턴 DC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만난 에디오피아 왕족과 결혼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13일 에디오피아 요엘 마코넨 왕자(35)와 미국인 여성 아리아나 오스틴(33)이 지난 9월 미국 메릴랜드주의 한 에티오피아 정교회에서 동화 같은 결혼식을 올렸다고 보도했다.


]두 사람은 2005년 미국 워싱턴 D.C 주 한 나이트클럽에서 처음 만났다. 조엘은 첫눈에 오스틴에게 반했고 ‘운명’이라는 것을 직감했다. 그는 친구들과 함께 있는 오스틴에게 다가가 “첫눈에 반했다”며 말을 걸었고 “당신은 내 여자친구가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조엘과 오스틴은 곧 진지한 연애를 시작했다. 조엘 왕자는 본인이 왕족이라는 사실도 밝혔다. 두 사람은 각자의 학업을 이어가며 장거리 연애를 하며 사랑을 키워갔다.

하지만 조엘이 미국 하워드대에서 법학을 전공한 뒤 프랑스로 인턴십을 가면서 장거리 연애가 시작됐다. 2008년 조엘이 돌아왔지만 이번엔 오스틴이 프랑스 파리로 떠났다. 2012년 오스틴이 하버드에서 예술교육 석사 학위를 받기 위해 다시 미국으로 왔을 때 조엘은 에티오피아 청년들을 위한 단체를 운영하기 위해 에티오피아로 돌아가야 했다.

장거리 연애에 지친 두 사람은 2012년 잠시 이별하기도 했다. 하지만 오스틴을 너무 사랑했던 조엘은 2년 뒤인 2014년 밸런타인데이에 다이아몬드 반지와 함께 깜짝 프러포즈를 했다. 오스틴은 “밸런타인데이에 누가 문을 거세게 두드렸다”면서 “겁이 나서 부모님에게 연락했는데, 조엘이란 걸 알고 문을 열어줬다. 그리고 그는 반지를 건네며 청혼했다”라며 회상했다.

사진=트위터

두 사람은 2014년 약혼에 이어  클럽에서 만난지 12년 만인 지난 13일 결혼에 골인했다. 이날 결혼식은 에티오피아 정교회 혼례로 치러졌다. 둘은 왕관과 망토를 쓰고 왕실 가문의 부부가 됐음을 증명했다.

오스틴은 “왕실 가족의 일부가 된다는 사실에 매우 흥분됐다. 그의 가족들은 블랙파워와 고대 기독교 전통을 결합한 무적의 문화와 역사를 가지고 있다”며 기뻐했다.

‘요엘 왕자’로도 불리는 조엘은 1974년 군부 쿠데타로 축출된 에티오피아 마지막 황제 하일레 셀라시에 1세 증손자다. 오스틴 역시 아프리카계 미국 흑인 가이아나 일족 출신으로 외할아버지가 가이아나 수도 조지타운의 시장을 역임했다.  

두 사람은 현재 워싱턴 DC에서 살고 있다. 신랑 조엘은 일본 제약회사인 오츠카에서 변호사로 일하고 있으며 오스틴은 유색인종 남성과 청년들을 위한 단체에서 일하고 있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