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각자의 꿈을 꿨지. 너희들이 우리 이름을 불러주기 전까진.”
18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화정체육관. 보이그룹 ‘JBJ’가 이날 데뷔앨범을 발표하기 전 가진 기자회견 중 스크린엔 이런 문구가 떠올랐다. 기획사의 구상이 아닌 팬들의 요청으로 뭉친 그룹. JBJ의 정체성을 가장 잘 드러낸 글이었다. JBJ는 이날 첫 미니앨범 ‘판타지(Fantasy)’로 동명의 타이틀곡을 발표하고 팬 5000명을 만나는 쇼케이스를 연다. 쇼케이스 티켓은 신인으론 이례적으로 예매 시작 3분 만에 매진됐다.
JBJ는 올해 Mnet ‘프로듀스 101 시즌2’에 출연한 연습생 다카다 겐타, 김용국 김상균 노태현 권현빈 김동한 6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이 프로그램에서 대부분 20위권에 머물면서 보이그룹 ‘워너원’ 합류를 하지 못했다. 하지만 팬들은 이들을 ‘정말(J) 바람직한(B) 조합(J)’이라고 부르면서 한데 묶었고 데뷔 요구를 하기 시작했다. 염원은 현실이 됐다. 팬의, 팬에 의한, 팬들을 위해 탄생한 JBJ는 이렇게 베일을 벗었다.
와인색 정장을 입은 JBJ는 타이틀곡 ‘판타지(Fantasy)’와 서브타이틀곡 ‘세이 마이 네임(Say My Name)’을 선보인 후 소감을 밝혔다.
“떨려서 잠도 못 잤습니다. 얼른 무사히 잘 마쳤으면 좋겠습니다.” (김동한) “기대하던 18일이 와서 손 떨릴 정도로 긴장을 많이 했습니다.”(노태현) “6년 만에 데뷔해 리허설 할 때 울 뻔했어요.”(다케다 겐타) “기분이 정말 좋고요. 감사하는 마음으로 연습했습니다.”(김상균) “열심히 해서 팬분들의 사랑에 보답하고 싶습니다.”(김용국) “좋은 음악으로 보답하고 싶어서 걱정했습니다. 오늘 기분이 정말 좋습니다.”(권현빈)
수록곡은 모두 6곡. 타이틀곡엔 멤버 김상균과 권현빈, 서브타이틀곡엔 김상균이 작사에 참여했다. 특히 타이틀곡은 저스틴 비버 ‘컴퍼니(Company)’로 유명한 프로듀서 글라디우스가 참여했다. 이밖에 포부를 담은 힙합 리듬의 ‘J.B.J(Intro)’부터 뉴잭스윙 장르를 바탕으로 한 발랄한 느낌의 ‘오늘부터’ 짧은 만남의 아쉬운 감정을 담은 그루비한 느낌의 ‘꿈을 꾼 듯’ 펑키한 힙합 스타일의 곡 ‘예뻐’도 앨범에 담겼다.
JBJ는 다음 달 컴백하는 워너원을 비롯해 프로그램을 통해 탄생한 여러 보이그룹, 대형 소속사 출신 그룹과 치열한 경쟁을 앞두고 있다.
“워너원 레인즈 선배들과 앞으로 활동하게 됐습니다. 이제 막 시작하는 아이돌이라 경쟁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합니다. 경쟁보단 팬을 위해 그룹이니 만큼 팬과 함께하는 스케줄이 많을 것 같습니다. 얼마 전 워너원의 하성운 군을 만났어요. 티저 영상 멋있다고 얘기하면서 선배라고 부르라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하겠다고 했어요. 선배는 선배니까요(웃음).”(노태현) 다른 멤버들도 모두 동의한다고 입을 모았다.
다른 보이그룹과 구별되는 이들만의 매력은 무엇일까. “모두 성인이다 보니 합법적 섹시 콘셉트가 가능해요. 활동 기간 섹시한 콘셉트로 계속 나올 예정이고 이번엔 팬들의 바람대로 댄디 섹시입니다(웃음).”(노태현) “보통 데뷔 후 팬들의 사랑을 받아 커나가는데 저흰 팬분들의 사랑을 받아 데뷔한 것이라서 그 점이 다른 그룹과 다른 강점이 아닌가 생각합니다.”(김상균) “전체적인 틀을 팬들에게 맞췄어요.”(권현빈)
애초 JBJ는 7명을 염두에 두고 구상된 그룹. 하지만 이 중 김태동은 소속사와의 분쟁이 정리되지 않아서 멤버로 합류하지 못한 상황이다. “태동이 형도 저희 멤버라고 생각하고 있고요. 추석 때도 서로 안부 문자 주고받았습니다.”(김동한) “다 같이 연락도 자주 하고요. 지난 15일이 제 생일이었는데 축하한다고 전화 왔습니다. 소속사 문제가 최대한 잘 해결돼 같이 무대를 꾸미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노태현)
이들은 소속사가 다 달라 활동 시작 전부터 활동 기간을 7개월로 못 박아 두고 나왔다. 기간이 짧다 보니 더 소중한 시간일 수밖에 없다.
“7개월 안에 연말 시상식이 한 번뿐이잖아요. 작은 상이라도 꼭 받고 싶습니다.”(다케타 겐타) “7개월이 시험 기간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점을 받아 오랫동안 팬분들 곁에 있고 싶습니다.”(노태현) “팬분들의 갈증을 조금이라도 풀어드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음악방송 1위를 해서 앙코르곡을 팬분들과 함께 부르고 싶습니다.”(김동한) “오랫동안 준비한 만큼 사고 안 치고 매력을 선보일 수 있도록 할게요.”(권현빈)
권준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