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 합격자 1명당 2천만원 받았다”

입력 2017-10-18 14:15
(사진=뉴시스) 강원랜드 행정동

2012년 강원랜드 신입 공채 기간, 아버지 A씨는 최흥집 당시 강원랜드 사장과 관계를 맺어온 한 청탁자에게 2000만원을 건넸다. 그리고 A씨는 2016년, 조카 채용을 부탁하며 같은 청탁자에게 또다시 2000만원을 쥐여줬다.

돈을 준 아버지 A씨는 한겨레에 “사업가 지인에게 아들 채용을 부탁하면서 돈을 줬다”며 “지인이 (강원랜드가 있는) 정선군 지역 어르신한테 전달한 걸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인한테는 돈을 모두 계좌로 입금했다. 검찰이 수사하면 다 얘기하겠다”고 말했다.

A씨의 돈을 받은 사업가 지인은 “정선군 지역 어르신”으로 불리며 2012년 염동열 자유한국당 의원 등의 선거를 도왔던 김모(76)씨에게 돈을 전달했다. 김씨는 2012년 신입 공채 때만 A씨의 자녀를 포함한 8명을 청탁해 합격시킨 주요 청탁자다. 청탁 합격자 가운데엔 A씨가 ‘사업가 지인’이라 지칭한 그의 아들도 포함돼 있다. 이 시기 전후로 강원랜드 안팎에선 “2000만~3000만원을 써야 합격할 수 있다”는 말이 나돌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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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 등의 채용 청탁을 강원랜드에 전달한 김씨는 1960년대 정선군 고한읍에서 기반을 잡은 지역 원로다. 최근까지는 자유한국당 당원이었고 2014년 강원도지사 선거에 출마한 최흥집 전 사장과도 관계를 다져왔다. 김씨는 한겨레에 “채용 청탁을 한 적 없다. 사업가 지인한테 차를 살 때 2500만원 정도 도와달라 해서 받은 적은 있지만 청탁과는 관련이 없다”고 입장을 전했다. 

브로커 구실을 한 사업가 지인은 이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사업하면서 아는 김씨에게 ‘누가 강원랜드 지원했는데 도움 주면 좋겠다’고만 (부탁)했다. 취업하기 힘든데 말 한마디 도움 줄 수 있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

검찰은 2012~13년 강원랜드 518명 전원 부정채용 사건에 대해 지난 4월 최흥집 당시 사장과 인사팀장 2명을 업무방해 혐의로만 기소한 상태다.

박세원 기자 sewon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