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임즈 잠실구장 등장 영상…밀워키 팬들 “韓 재밌는 나라”

입력 2017-10-18 10:45
에릭 테임즈가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NC 다이노스 관중석 응원단의 크레인 기둥에 탑승해 깃발을 흔들고 있다. 테임즈는 지난해까지 NC에서 활약했던 미국 메이저리그 밀워키 브루어스 1루수다. 뉴시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밀워키 브루어스가 1루수 에릭 테임즈(31)를 환호와 박수로 환대한 한국 팬들의 온정을 소개했다. 테임즈는 한국 프로야구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NC 다이노스에서 지난해까지 세 시즌 동안 활약했다. 올해 밀워키로 이적했다. 한국이 메이저리그로 ‘역수출’한 강타자다.

밀워키는 18일 오전 3시10분(현지시간 17일 오후 1시10분) 트위터에 “한국 팬들은 테임즈를 잊지 않았다”며 SBS의 플레이오프 1차전 생방송 영상을 18초 분량으로 각색해 공개했다. 테임즈가 3루 방향 원정 관중석에서 깃발을 흔들며 등장하자 NC 팬들이 환호하는 장면을 소개했다.

테임즈는 지난 17일 밤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NC와 두산 베어스의 플레이오프 1차전을 관전하기 위해 한국으로 들어왔다. 테임즈는 2013년 프로야구 제9구단으로 창단한 신생팀 NC를 상위권으로 올려 세웠다.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세 시즌 동안 390경기에 출장해 472안타(124홈런) 382타점 343득점 64도루 타율 0.349를 기록했다. 지난해까지 2년 연속으로 골든글러브를 수상했고, 2015년에는 최우수선수(MVP) 타이틀까지 얻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 태생인 테임즈는 NC 입단 전까지 메이저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두 시즌 동안 활약했고, 그 사이 시애틀 매리너스로 잠시 이적했지만 큰 빛을 보지 못했다. 한국에서 이름값을 높여 밀워키로 이적해 메이저리그로 재입성했다. 팀의 중심타자로 안착하면서 한국의 성공적인 ‘역수출’ 사례로 기록됐다.

테임즈는 올 시즌 밀워키에서 469타수 116안타(31홈런) 63타점 타율 0.247을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중부지구에서 73승89패(승률 0.451)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약체 밀워키에서 테임즈는 주전 1루수 겸 중심타자로 자리를 잡았다. 테임즈에게 NC는 특별한 존재일 수밖에 없다. 테임즈가 NC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직접 관전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 이유는 그래서였다.


에릭 테임즈가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NC 다이노스 관중석 응원단의 크레인 기둥에 탑승해 깃발을 흔들고 있다. 테임즈는 지난해까지 NC에서 활약했던 미국 메이저리그 밀워키 브루어스 1루수다. 뉴시스

테임즈는 경기 당일 오후 4시 인천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잠실구장으로 직행했다. NC의 김경문 감독을 만나 ‘상남자(SANG NAM JA)'를 영문으로 독음한 밀워키 유니폼을 선물했다. ’상남자‘는 거친 외모와 호쾌한 장타력을 가진 테임즈에게 NC 팬들이 붙인 별명이다. 테임즈는 NC 관중석 응원단에서 크레인 기둥을 타고 팬들 앞에 나타났다. 관중들은 깜짝 놀란 듯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치며 테임즈를 환대했다.

테임즈의 ‘환향’은 NC의 사기를 높였다. NC는 1차전에서 두산을 13대 5로 대파했다. 플레이오프는 5전3선승제다. 테임즈는 “언제나 한국이 생각났다. NC 경기를 계속 봤다”고 말했다. 그는 휴가차 방문한 한국에서 NC 응원을 이어갈 계획이다. 오는 20일부터 이틀 동안 경남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리는 플레이오프 3, 4차전도 마찬가지다. 그는 “김 감독이 ‘유니폼을 줄 테니 대타로 나서라’고 했다”며 웃었다.

테임즈의 잠실구장 방문 영상은 밀워키 팬들을 웃음 짓게 만들었다. 특히 테임즈가 탑승한 응원단 크레인 기둥에 주목했다. 밀워키 팬들은 구단 트위터 영상을 옮기면서 “한국은 재밌는 나라다” “테임즈에게 보낸 환대에 감사하다”고 적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