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배우 김보애(78)씨가 지난 14일 별세했다. 고인은 지난해 12월 뇌종양 진단을 받은 뒤 투병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보애는 서라벌예술대 연극학과를 졸업한 뒤 1956년 영화 ‘옥단춘’으로 데뷔했다. 이후 ‘고려장’(1963년) ‘부부전쟁’(1964년) ‘종잣돈’(1967년) 등 다수의 작품에서 주연으로 출연했다.
한국 최초 화장품 모델로 활약한 그는 서구적 외모 덕에 ‘한국의 메릴린 먼노’로 불리기도 했다.
그는 1959년, 당대의 톱스타로 ‘스크린의 신사’라 불린 14세 연상의 배우 김진규(1923∼1998)와 결혼해 1남 3녀를 뒀다. 막내아들 김진근도 배우로 활동해 왔다. 연기자 출신의 한국무용가 김보옥이 고인의 동생이고 배우 이덕화가 제부다.
김보애는 연기뿐 아니라 ‘슬프지 않은 학이 되어’, ‘잃어버린 요일’, ‘귀뚜라미 산조’ 등 시집 4권을 출간하기도 했다. 또 남편 김진규의 연기 인생과 당대 영화계 풍토를 옮긴 에세이 ‘내 운명의 별 김진규’, 고급 한정식집을 운영하며 겪었던 일들을 담은 ‘죽어도 못잊어’를 펴내 화제를 모았다.
2000년에는 영화기획사 NS21를 설립해 남북영화 교류를 추진했고 2003년에는 월간 ‘민족21’의 회장 겸 공동발행인을 맡는 등 남북교류 사업에도 앞장서왔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13호이며 발인은 18일 오전 9시. 장지는 신세계공원묘원이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