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 부재’ 삼성, ‘그룹 컨트럴타워’ 다시 만들까

입력 2017-10-16 15:11

최근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사퇴의사를 밝히며 사실상 리더십 공백이 생긴 삼성이 해체된 ‘미래전략실’(미전실)과 같은 ‘그룹 컨트롤 타워’를 다시 부활시킬지 주목된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총수 부재에 이어 총수 대행의 부재 상황까지 이르게 되면서 리더십 공백을 메우기 위해 과거 미전실과 같은 그룹을 이끌 컨트롤 타워의 부활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권오현 부회장이 사퇴의사를 밝히면서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 IT산업의 속성을 감안해 지금이 바로 후배 경영진이 나서 비상한 각오로 경영을 쇄신해 새 출발할 때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는 젊음 경영진과 새로운 조직체계가 필요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미전실은 삼성그룹을 총괄하며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역할을 수행해 왔었다. 하지만 이재용 부회장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구속되자마자 미전실을 해체했다. 미전실이 사실상 최순실 일가에 말을 사주고 금전적 지원을 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비판 여론에 대한 처방이었다.

하지만 이 부회장이 1심에서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받아 수감생활이 장기화되면서 리더의 공백을 메워줄 그룹 컨트롤타워가 필요하지 않느냐는 목소리가 삼성 안팎에서 커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지난 3월 미전실 해체로 잠시 삼성을 떠났던 미전실 출신 고위임원이 속속 복귀하고 있어 이러한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

하지만 과거 미전실이 많은 비판을 받은 만큼 삼성이 실제 그룹 컨트롤타워를 다시 만든다고 해도 비판의 대상이 된 대관 업무 같은 기능을 없애거나 대폭 축소하고 기존의 미전실과는 차별화를 두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삼성생명·삼성물산 등 주력계열사들이 각 분야별 컨트롤타워를 맡는 시나리오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효율성과 실현 가능성 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조직 개편에 관련해 삼성 한 관계자는 “권 부회장의 13일 사퇴 선언이 갑작스럽게 나온 것인 만큼 현재로서는 인사와 조직 관련 논의가 이뤄진 것은 없다”고 밝혔다.

안태훈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