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첫 심경 발언에 국감장도 ‘시끌’…“법치주의 부인” vs “그 정도 말도 못하나”

입력 2017-10-16 15:07

박근혜 전 대통령이 16일 “재판부가 헌법과 양심에 따른 재판을 할 것이라는 믿음이 더는 의미가 없다”며 첫 심경을 밝힌 것과 관련해 여야 의원들이 국정감사에서 날선 공방을 벌였다.

노회찬 정의당 의원은 이날 법무부 국감에서 박상기 법무부 장관에게 “박 전 대통령이 재판부에 대한 믿음이 없다고 했는데 사실상 대한민국 법치주의를 부인한 것”이라며 견해를 물었다. 백혜련 민주당 의원은 “박 전 대통령 주장은 삼권분립에 대한 정면도전”이라고 비판했고, 금태섭 민주당 의원도 “헌법 질서에 대한 국민 신뢰를 뿌리째 흔들어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장관은 “적절하지 않은 발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충분히 할 수 있는 발언이라며 박 전 대통령을 두둔했다. 김진태 의원은 “6개월을 가지고 재판을 못 끝내고 편법으로 꼼수로 구속기간을 연장했는데 박 전 대통령이 그 정도 말도 못하느냐”며 “재판을 거부하겠다고 했나, 뭘했나. 정말 해도해도 너무한다”고 말했다. 주광덕 의원도 박 장관을 향해 “박 전 대통령이 법정에서 진술한 부분 전체를 다 알지는 못하지 않느냐”며 “법정 진술의 전반적 취지를 확인하고 답변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정치적 외풍과 여론의 압력에도 오직 헌법과 양심에 따른 재판을 할 것이라는 재판부에 대한 믿음이 더는 의미가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법치의 이름으로 한 정치적 보복은 저로 끝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영하 변호사 등 박 전 대통령 변호인은 모두 사임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