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사전 협의 없이 직원 400명 이상을 해고한 까닭

입력 2017-10-16 14:00
AP뉴시스

미국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가 지난주 수백명에 달하는 직원을 해고했다. 실리콘밸리 지역신문 더머큐리뉴스는 13일(현지시간) “테슬라가 지난주 팀장급 직원을 포함해 기술자, 공장 노동자 등 직원을 사전 경고 없이 갑자기 해고했다”며 “정확한 해고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400~700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 역시 14일(현지시간) 테슬라 전 직원의 제보를 인용해 “최소 400명을 이메일로 해고했다”고 밝혔다.

테슬라가 발송한 이메일 내용과 대변인 성명에 따르면 테슬라는 “직원 수가 3만3000명에 달하는 회사에서 업무 평가는 종종 직원들의 이탈로 이어진다”며 연례 업무 검토 결과에 따른 결정이라고 밝혔다. “테슬라는 계속 성장하고 있으며, 세계에서 새로운 직원을 계속 고용하고 있다”고도 설명했다. 또한 “(해고된 직원도 있지만) 성과가 좋아 승진했거나 임금이 오르고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으로 포상 받은 직원들도 있다”고 했다. 정확한 해고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조립 라인에서 일했던 전 직원은 로이터에 “사무 보조, 팀 리더, 관리직 등 직급과 분야를 망라하며 최소 400명이다. 정확한 규모는 저희도 모른다”고 말했다. 해당 직원은 “직원 평가에 따른 해고라고 하지만 부정적인 평가를 받아본 적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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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해고는 테슬라가 전기자동차 ‘모델3’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지 얼마 되지 않아 진행됐다. 이에 로이터는 이번 대량 해고가 테슬라 경영상황에 따른 조치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3분기 실적 발표에서 테슬라는 260대의 모델3를 생산했고 판매량 또한 220대에 그쳤다고 보고했다. 애초 목표였던 1500대 가운데 5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공장 설비가 제대로 가동되지 못하면서 생산량이 크게 미달했다.

더머큐리뉴스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투자자들에게 신제품 양산 차질이 병목현상 때문이라며 일주일에 1만대까지 생산할 수 있도록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신문은 “당시 머스크는 직원들이 신상품 수요를 맞추려면 생산 지옥을 맛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며 직원들이 상당한 압박감을 느끼고 있다고도 전했다.

테슬라는 지난해 인수한 태양광패털 제조업체 솔라시티에서도 올해 8월 관리·판매직 63명을 해고했다.

박세원 기자 sewon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