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15일(현지시간) “대통령은 나에게 외교적 노력을 계속하라고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대북 외교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자신의 불화설이 계속되는 것에 선을 그은 것이다.
틸러슨 장관은 이날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며 “그러한 외교적 노력은 ‘첫 번째 폭탄’이 투하될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첫 번째 폭탄’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틸러슨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북한과 협상하느라 ‘시간 낭비’를 하고 있다고 자신을 비난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이 미국 정부의 외교적 노력이 소용없다는 뜻으로 해석되는 것에 대해 반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두 사람의 불화설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일(현지시간) 트위터에 틸러슨 장관을 공개 비난하면서 불거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2∼3개 대화 채널이 있다”고 말한 틸러슨 장관에게 “북한과 대화하느라 시간 낭비하지 말라”고 일갈했다.
나흘 후인 지난 5일 NBC뉴스는 틸러슨 장관이 지난 7월 국방부에서 열린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멍청이(moron)’라고 불렀으며, 이후 사임 의사를 밝혔다는 보도를 내면서 두 사람의 갈등은 점증하는 모양새를 띄었다.
직후 틸러슨 장관은 국무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나의 헌신은 한결같이 강하다”며 “대통령이 원하는 한 물러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도 7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틸러슨 장관과 사이가 매우 좋다”며 “그와 몇 가지 이견이 있긴 하다. 가끔은 그가 좀 더 완강하기를 바란다”고 불화설을 부인했다.
하지만 틸러슨 장관이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멍청이’라고 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은 것이 계속 입방아에 올랐고, 트럼프 대통령도 그런 틸러슨 장관에게 실망했었다는 후문이다.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도 틸러슨 장관은 지난 7월 트럼프 대통령을 ‘멍청이’라고 부른 사실이 있느냐는 질문에 답변을 피했다. 그는 “나는 그런 하찮은 종류의 일은 다루지 않는다”며 “이곳은 나쁜 소문과 유언비어, 빈정대는 풍자를 즐기는 동네다”라고만 답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