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네스코’ 탈퇴 선언엔 팔레스타인이 있다?

입력 2017-10-15 11:29

미국과 이스라엘이 잇따라 유네스코 탈퇴를 선언했다. 미국 국무부는 12일(현지시간) 내년 말을 기점으로 유네스코를 탈퇴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같은 날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역시 유네스코에서 탈퇴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두 나라의 탈퇴 결정은 그동안 팔레스타인에 우호적이었던 유네스코의 반(反) 이스라엘 성향이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규정에 따라 미국의 탈퇴 결정은 2018년 12월 31일부터 효력을 발휘하게 된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잇따라 유네스코 탈퇴를 선언하자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은 “매우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네스코의 탄생

유네스코(UNESCO)는 '국제연합 교육, 과학, 문화 기구 (United Nations Educational, Scientific and Cultural Organizati on)'를 뜻한다. 1945년 11월 16일 영국 런던서 창설된 유네스코는 교육, 과학, 문화 등 지적 분야에서의 국제협력을 촉진함으로써 세계평화와 인류 발전을 증진시키는 데에 목적을 두고 만들어졌다.

유네스코의 회원국은 195개의 정회원국(Member States)과 9개 준회원(Associate Members)으로 구성되어 있다. 정회원국인 대한민국은 1950년 6월 14일에 가입했다.


◇유네스코 지정 유산의 종류

▶세계유산

유네스코는 ‘세계유산’을 소재지와 상관없이 모든 인류에게 속하는 보편적 가치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정의하고 이러한 자연 및 문화유산들을 발굴 및 보호, 보존하고자 1972년 ‘세계 문화 및 자연 유산 보호 협약’을 채택했다. 2017년 7월 기준으로 세계유산은 전 세계 167개국에 분포되어 있으며, 문화유산 832점, 자연유산 206점, 복합유산 35점으로 총 1073점이 등재되어 있다.

유네스코에서는 그 특성에 따라 자연유산, 문화유산, 복합유산으로 분류해 지정하고 있다. 자연유산에는 지질학적 생성물, 위협에 처해 있는 동물 및 생물의 종의 생식지 및 자생지로서 과학상, 보존상, 미관상 탁월한 보편적 가치가 있는 자연유적지가 해당된다. 문화유산은 기념물, 건조물, 유적지 등 인공의 물적 유산이 해당된다. 그리고 복합유산은 이러한 문화유산과 자연유산의 특징을 동시에 충족하는 유산을 지정할 때 쓰인다.

▶인류무형문화유산

무형문화유산은 ①공동체, 집단 및 개인이 자신의 문화유산의 일부분으로 인식하는 관습, 표현, 지식 및 기술 ②이와 관련된 전달 도구, 사물, 공예품 ③문화 공간 이렇게 3가지로 정의되어 있다. 또한 ①무형문화유산의 전달체로서 언어를 포함한 구전 전통 및 표현 ②공연 예술 ③자연 및 우주에 관한 지식 및 관습 ④전통 기술 이 4가지 범위 내에 있는 것만이 지정 대상이다.

▶세계기록유산

세계기록유산은 ①최적의 기술을 통해 전 세계 기록유산의 보존을 돕고 ②기록유산의 보편적 접근성을 향상시키며 ③기록유산의 존재와 중요성에 대한 세계적 인식을 제고하는 데에 목적을 두고 있다. 기록을 담고 있는 정보 또는 그 기록을 전하는 매개물이 여기에 해당된다. 문자·비문자·영상 자료와 모든 종류의 전자 데이터 등이 포함된다.

◇우리나라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우리나라는 1995년 불국사와 석굴암을 시작으로 세계유산 12개, 인류무형문화유산 18개, 세계기록유산 13개를 등재시키는 데에 성공했다.


한편 유네스코의 최대 후원국인 미국의 탈퇴 결정은 유네스코의 향후 운영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군함도’ 등 일제 산업시설의 세계유산 등재 여부와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 문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이 탈퇴하면 최대 후원국이 될 일본이 ‘분담금 감축’이라는 강력한 협상 카드를 갖게 됐기 때문이다.

일본은 중국의 ‘난징대학살’ 문건이 2015년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자 2016년 분담금을 내지 않는 것으로 항의를 표한 적이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강행된 미국의 탈퇴가 향후 우리나라의 유네스코 등재 시도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소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