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이 일부 축구 팬들의 항의 시위에 막혀 예정됐던 공항 인터뷰를 취소했다.
신 감독은 15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지난 2일 유럽 원정길에 올랐던 신 감독은 러시아, 모로코전을 마친 뒤 김호곤 기술위원장과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이동해 외국인 기술코치와 피지컬 코치를 면접했다. 이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로 돌아와 내년 러시아월드컵에서 쓸 베이스 캠프 등을 돌아봤다.
신 감독 역시 이날 귀국 후 취재진에게 유럽 2연전 성과와 베이스캠프 답사 내용 등을 설명할 예정이었다. 신 감독이 갑작스레 계획을 바꾼 것은 거스 히딩크 전 감독의 부임설을 둘러싼 팬들의 시위 때문이다.
축구를 사랑하는 국민(축사국) 회원 5명은 오전 8시부터 자리를 잡고 신 감독을 기다렸다. 이들은 '한국 축구 사망했다!'는 내용의 걸개를 걸고, 대한축구협회의 각성과 김 기술위원장의 사퇴를 외쳤다.
축사국은 성명서를 통해 대한축구협회 집행부 전원 사퇴와 히딩크 감독의 영입, 신 감독과 김 기술위원장의 퇴진, 문화체육관광부의 대한축구협회 감사 등을 요구했다. 축사국의 한 회원은 "한국 축구를 살리기 위해 공항까지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분위기가 예상보다 심각하게 전개되자 신 감독은 다른 출구로 공항을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실을 알게된 축사국 회원들은 “비리로 물든 축구협회 각성하라” “김호곤과 축협지도부는 전원 사퇴하라”등의 구호를 외치며 더욱 목소리를 높였다.
신 감독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귀국 인터뷰를 가질 예정이다. 이 자리에는 김 기술위원장도 함께 한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