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요환 '임진록'에서 '4연벙' 성공

입력 2017-10-14 20:16
프로게이머 임요환의 유튜브 채널 '박서티비(BoxerTV)' 영상화면 캡처

프로게이머 임요환이 라이벌 홍진호와의 대결인 ‘임진록’에서 ‘4연벙’을 선보였다.

14일 임씨의 유튜브 채널 ‘박서티비(BoxerTV)'에 올라온 ‘임진록 경기 하이라트#1[아직도 못막아 그걸?!ㅎ]’ 영상에 따르면, 임씨는 홍씨와의 스타크래프트 경기에서 초반 공격 전략인 ‘벙커링’을 성공시켰다. 스타크래프트 팬들은 임씨와 홍씨의 대결을 두 사람의 이름에서 한 글자씩 딴 ‘임진록’으로 부른다.

이날 임씨가 선보인 벙커링은 테란 종족이 초반에 생산할 수 있는 기본공격 유닛 마린과 ‘일꾼’ 유닛 SCV를 동반해 상대방 진영으로 쳐들어가 방어시설은 벙커를 짓고 공격하는 전략이다. 임씨는 이날 경기에서 SCV 8기와 마린 3기를 동반해 홍씨의 진영에 쳐들어가 벙커 2개를 짓고 ‘앞마당’(자원을 추가로 얻기 위해 지은 확장기지)을 파괴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이후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드랍십(수송선) 운영 등으로 시종일관 게임을 유리하게 이끌던 임씨는 20분58초만에 홍씨에게서 ‘GG'(‘Good Game’의 약자로 항복선언)를 받아냈다. 임씨는 경기 직후 홍씨에게 “아직도 못 막어 이거”라며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스타크래프트에서 테란과 저그 두 종족을 대표하는 프로게이머인 두 사람의 대결에서 벙커링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2004년 11월 12일 열렸던 ‘EVER 스타리그 2004’ 4강에서 임씨가 홍씨를 상대로 세 번 연속 벙커링을 사용해 승리를 거뒀기 때문이다. 당시 이 사건은 ‘3연벙’(‘3번 연속 벙커링’의 줄임말)로 불리며 아직까지도 회자되고 있다. 많은 e스포츠 팬들은 두 사람이 벌일 명경기를 기대했으나 세 경기 합쳐22분42초만에 끝나버렸다. 당시 팬들은 "치킨을 시켰는데 도착하기도 전에 경기가 끝났다"와 같은 반응을 보였다.

홍석호 기자 wi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