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제훈(33)이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BIFF)를 찾았다. 살가운 팬 서비스와 해사한 미소로 부산의 시네필들에게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선사했다.
14일 부산 해운대 비프 빌리지에서 진행된 오픈토크 ‘더 보이는 인터뷰’에 참석한 이제훈은 “배우 일을 하기 전부터 부산영화제에 자주 왔었다. 데뷔 이후에는 ‘파수꾼’(2011)으로 무대인사를 했고, 개막식 사회를 맡은 적도 있다. 그래서 부산영화제에 남다른 의미가 있다”고 인사했다.
이제훈은 올해 ‘박열’과 ‘아이 캔 스피크’로 연달아 관객을 만났다. 일제 강점의 역사가 남긴 아픔을 각기 다른 색깔로 풀어난 작품들. 작품 자체의 만듦새는 물론 중심 배역을 훌륭히 소화해낸 이제훈을 향한 호평이 이어졌다.
이제훈은 “가슴 아픈 역사를 다룬 ‘박열’에서 실존인물을 연기하면서 신중하고 조심스러운 자세로 임했다. 단순히 표출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하고 있는 게 맞나’ ‘관객들에게 이 메시지가 잘 전달되고 있나’ 신경 써서 연기했다. 심적으로 부담감이 컸지만 캐릭터를 잘 만들어주신 스태프들이 계셨기에 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열’ 촬영하면서 달라진 마음가짐은 ‘아이 캔 스피크’ 출연으로 이어졌다. 그는 “관객에게 희로애락을 느끼게 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의미 있는 메시지를 남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살아계시고 일본의 사과를 받아야 하는 데 대해 대한민국 사람으로서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기회가 됐으면 했다”고 전했다.
매 작품 캐릭터를 채우고 비우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느끼지는 않을까. “아직까지는 제 안에 보여드릴 게 너무 많다”는 게 이제훈의 대답이다.
“연달아 작품을 하고 있는데 (저의) 에너지는 충분합니다. 좋은 작품을 만나 연기하는 시간을 기다리고, 그것으로 인해서 에너지를 다시 올리게 되는 것 같아요. 지치는 순간이 있지만 체력적인 부침으로 인해서 작품 활동을 게을리 하고 싶지는 않아요. 앞으로도 더 열심히 하고 싶습니다(웃음).”
부산=글·사진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