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금융 강조했지만…한국 핀테크 이용률 32%에 그쳐, 20개국 중 11위

입력 2017-10-14 11:27
사진=카카오뱅크 제공

인터넷전문은행이 새로 등장하고 디지털 금융이 강조되고 있지만, 실제 한국의 핀테크(FinTech·금융에 디지털 기술을 접목) 서비스 이용률은 세계 20개국중 11위에 그쳤다. 평소 온라인을 활발하게 이용하는 사람들 가운데 지난 6개월간 2개 이상의 핀테크 서비스를 이용했다는 응답은 32%에 그쳤다. 정부의 핀테크 기술 발전 독려와 각종 지원정책 수준을 고려할 때 매우 저조한 이용률이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지 못한 금융소비자를 대상으로 교육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금융연구원 김정한 중소서민금융·소비자보호연구실 선임연구원은 14일 금융포커스에 ‘핀테크 산업의 발전과 금융교육의 필요성’ 보고서를 게재했다. 김 연구원은 글로벌 컨설팅 회사 EY(이전 언스트앤드영)의 2017년도 핀테크 서비스 이용률 조사를 인용했다. EY는 전세계 20개 국가를 상대로 핀테크 이용지표를 개발해 조사했다. 지난 6개월간 2개 이상의 핀테크 서비스 즉, 자금이체, 자금지급, 보험, 저축, 투자 분야에서 디지털의 도움을 받았는지 물었다. 스마트폰 보급률 세계 1위인 한국은 이에 걸맞지 않게 2개 이상 응답 비율이 32%에 그쳤다. 한국은 20개국 평균 33%보다 떨어지며 선진국은 물론, 중국(69%) 인도(52%) 브라질(40%) 멕시코(36%) 남아프리카공화국(35%) 등 다수의 신흥국에게도 뒤졌다. 디지털 기술에 익숙치 않은 금융소비자들이 여전히 다수라는 반증이다.
사진=금융연구원 제공

김 연구원은 “금융소비자가 재무적 곤경에 처한 상황에서 디지털을 통해 제한적 정보에 접할 경우, 충동적 대출과 같은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유럽위원회 지적을 인용했다. 특히 핀테크 회사가 사회적 경험이 부족하고 경제적 상황이 어려운 학생이나 청년을 대상으로 온라인 대출을 권유할 경우, 이들이 제한적 정보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충동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릴 위험이 있다고 했다. 한국에서도 카카오뱅크가 출범하면서 부모의 신분증을 활용해 비상금 대출을 받는 미성년 학생들의 경우가 보고됐다.

P2P 금융, 크라우드 펀딩 등 더 복잡해진 디지털 채널로 금융소비자가 느끼는 어려움은 커져만 간다. 김 연구원은 “핀테크 발전에 따른 새 위험을 피하기 위해 금융에 대한 이해력 뿐만 아니라 디지털 기술에 대한 이해력도 같이 끌어올리는 금융소비자 교육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