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금니 아빠’ 이영학(35)은 13일 검찰 조사를 받고 나와 “제 아내는 저를 사랑하는 것을 증명하려고 자살을 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자기가 유리한 쪽으로만 상황을 해석하고 있다”며 “‘나는 문제없다’는 생각을 은연중에 드러내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영학은 이날 서울북부지검에서 오후 2시부터 약 7시간 동안 검찰 조사를 받고 나왔다. 그는 ‘성매매 업소를 운영했는가’ ‘기부금을 유용했는가’라고 묻는 취재진 질문에 “그런 의혹은 나중에 이야기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제 잘못 다 인정했다. 하루하루 반성하고 있다. 많은 분에게 사과하면서 모든 죄 받겠다. 아내 죽음에 관심 가져주길 바란다”고도 했다.
전문가들은 ‘거짓 반성’일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의붓아버지와 성관계를 가진 아내를 ‘매춘부’ 취급하며 자신을 피해자로 여겼다가, 이번에는 아내를 ‘사랑 때문에 숨을 끊은 지고지순 사람’으로 보며 자신을 극진히 사랑받은 남편처럼 묘사하고 있다”며 “상황을 비틀어 해석해 ‘나는 문제없다’는 생각을 은연중에 드러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이영학은 다툼 끝에 아내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정황을 ‘사랑 싸움’처럼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의붓아버지냐 나냐’는 식 말다툼을 하다 이영학이 ‘나를 사랑한다면 증명해봐라’는 식으로 나왔고 아내가 숨지자 ‘정말 아내가 나를 사랑한다’는 생각을 하게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학대 가해자를 사랑하는 피해자는 없다”고 덧붙였다.
김도우 경남대 경찰학과 교수는 “이씨는 매우 지배적인 성적 경향을 가지고 여성을 성적 만족을 위한 도구로 생각했던 걸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검찰은 이날 경찰에서 넘겨받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범행 동기를 규명하는 데 집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경찰은 수사결과를 브리핑하며 이영학이 성적 욕구를 해소할 목적으로 범행했다고 밝혔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