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만 보세요!” 재치있는 에어비앤비 후기들

입력 2017-10-14 08:00

우리나라 사람들의 재치있는 숙박 후기가 네티즌들 사이에서 화제다. 자동번역기능을 피하고자 한국어를 잘 아는 사람만 읽을 수 있도록 해둔 글들이 여럿 발견되고 있다.

글로벌 숙박 공유 사이트 ‘에어비앤비’는 숙박을 마친 게스트가 호스트에 대한 평가를 후기로 쓸 수 있다. 이 후기는 자동번역기능에 기반해 각국의 언어로 번역될 수 있어 호스트는 물론 다른 여행자들도 볼 수 있다. 


후쿠오카로 여행을 다녀온 한 여행자는 “위치가 가격대비 좋고, 주변도 조용하다”며 숙소에 대한 칭찬으로 운을 뗐다. 그러나 단점을 소개할 때는 틀린 맞춤법과 된소리를 사용하여 글을 써 직접 따라 읽어보아야 무슨 말인지 알 수 있게끔 후기를 작성했다. 호스트가 이 글을 번역해서 읽지 못하게끔 한 일종의 ‘꼼수’였다. 실제로 해당 숙소의 호스트는 “당신의 긍정적인 후기에 매우 감사드린다”고 댓글을 남겼다.

사람들이 이렇게 번역 기능을 피해가려는 이유는 간간이 발생하는 호스트의 항의성 댓글이나 보복 때문이다. 다른 여행자들에게 공개된 후기에 호스트가 댓글을 쓸 수도 있고, 호스트 역시 게스트에 대한 평가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여행자 입장에서는 단점을 공개된 후기에 적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또 ▲사용자 또는 동반 게스트의 개인적인 경험 이외의 내용 ▲부당한 강요에 대한 압박으로 작성된 후기 ▲에어비앤비 커뮤니티 회원 개인의 안전에 우려를 가할 수 있는 내용 등에 해당한다고 판단되면 에어비앤비가 해당 후기를 삭제조치하기도 한다.

이에 한국인 게스트들은 숙소에 대한 중요한 단점들을 한국인들만 알아볼 수 있게 작성했다. 엉망으로 쓰여 있지만, 입으로 소리 내서 읽으면 금방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 수가 있다. 

재치 있는 숙박 후기에 네티즌들은 “한글의 위대함이다. 무슨 말인지 다 알겠다” “이용하려 했던 숙소에도 비슷한 후기가 있어 피해갈 수 있었는데 고마웠다” 등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우승원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