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13일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위한 ‘보수대통합 추진위원회’ 전면에 이철우 최고위원, 홍문표 사무총장, 김성태 의원 등 3선 의원 3명을 내세웠다. 강효상 한국당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이날 완료된 인선안을 발표하며 “한국당은 앞으로 보수대통합을 발판으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백척간두의 국가위기를 극복하는 데 앞장 설 것”이라고 말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도 12일 “곧 (바른정당과) 보수대통합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른정당은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최근 김무성 의원을 중심으로 보수대통합 목소리를 내고 있는 ‘통합파’와 유승민 의원을 비롯해 통합에 반대하는 ‘자강파’의 기싸움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통합파에서는 당 고문을 맡고 있는 김무성 의원의 통합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일 유승민 의원이 김 고문을 직접 만나 1시간 반가량 회동하며 설득에 나섰지만 김 고문은 문재인정부 견제와 보수진영의 내년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통합이 필요하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고 한다.
유 의원과 자강파 의원들의 계속되는 설득에도 보수통합 찬성파 의원들 사이에선 집단탈당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자강파 의원들은 연일 통합파를 향해 비판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형국이다.
자강파 박인숙 의원은 “우리가 통합파에 더 믿음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고, 남경필 경기지사 역시 “유승민 의원에게 당을 살릴 기회를 준 뒤에도 의미있는 변화가 없다면 그때가서 다시 생각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지상욱 의원은 1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비판한 당(한국당)으로 다시 무릎 꿇고 들어가려니 부끄러워서 보수통합이니 하는 국어사전에도 없는 엉뚱한 프레임의 정치적 언어를 사용하고 있다. 통합할 명분이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국당과 바른정당의 통합 분수령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 연장 여부가 결정된 이후인 16일쯤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바른정당은 조만간 최고위원회의 등 당내 공식 논의 절차를 거쳐 어떤 형태로든 이 문제를 매듭지으려 할 전망이다.
안태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