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13일 “권오현 부회장이 반도체사업을 총괄하는 부품부문 사업책임자 자리에서 물러나고 삼성전자 이사회 이사직, 의장직도 임기가 끝나는 내년 3월까지만 수행하고 연임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겸직하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직도 사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는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현재 삼성전자는 반도체 호황으로 높은 흑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 IT(정보기술)산업의 속성을 고려할 때 지금이 바로 후배 경영진이 나서서 비상한 각오로 경영을 쇄신해 새 출발할 때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권 부회장은 “지금 회사는 엄중한 상황에 처해 있다"며 "지금의 흑자는 과거에 이뤄진 투자와 결단의 결실일 뿐이고 미래를 잘 준비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일에 매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삼성에 몸담아 온 지난 32년간 연구원으로 또 경영 일선에서 우리 반도체가 세계 일등으로 성장해온 과정에 참여했다는 자부심과 보람을 마음 깊이 간직하고 있다. 이 자리를 떠나면서 이런 자부심과 보람을 임직원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이건희 회장의 오랜 투병과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 수감으로 사실상 ‘총수 대행’ 역할을 수행해온 권 부회장은 조만간 이 부회장을 포함한 이사진에게 사퇴 결심을 전하고 후임자도 추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권 부회장은 1985년 미국 삼성반도체 연구원으로 입사한 뒤 삼성전자 시스템 LSI 사업부 사장과 반도체 사업부 사장을 거쳐 2012년부터 대표이사 부회장을 맡아 왔다. 2016년부터는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부회장도 겸직했다.
안태훈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