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논란이 됐던 ‘양궁 교감 사건’ 기억하시나요? 지난 6월 22일 인천의 한 공립초등학교 교감이 여교사 A씨(27)를 교무실로 부른 뒤 캐비닛에 붙여 놓은 양궁 과녁 앞에 세워두고 활을 쏜 사건입니다. 하아…, 정말 별일 다 있네요. 당시 상황이 녹음된 파일입니다. (동영상을 참조하세요) 이 사건이 알려진 이후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취재해달라는 의뢰가 들어왔습니다.
화살은 40㎝가량 길이의 대나무 재질이었고 앞쪽엔 흡착 고무가 붙어 있었습니다. A씨는 상사인 교감의 요구를 거절하기 어려웠고 어찌할 바를 몰라 우물쭈물하는 사이 교감의 손에서 떠난 화살은 여교사의 머리 옆을 지나 과녁에 박혔습니다.
당시 교무실에는 교직원 2명이 함께 있었습니다. A씨는 당시를 회상하며 “너무 당황스럽고 수치스럽고 무섭기도 하고” 그랬답니다. 심한 모욕감과 수치심을 느낀 여교사는 정신과 병원에서 급성 스트레스장애로 전치 4주 진단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이런 일을 겪었는데 어떻게 교감과 같이 근무할 수 있겠습니까. 그런데도 “저랑 교감선생님이랑 분리해달라고 얘기를 했는데 지금 현재까지도 아무런 조치가 안 돼” 있답니다.
현재 이 사건은 인천시교육청에서 진상조사를 진행 중입니다. 그런데 이상한 게 있습니다. 감사관들이 A씨에게 “교감이 실수를 한 것 아니냐”거나 “권한 내 괴롭힘은 위법 사항이 아니다”라는 등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교감을 징계하려면 증거가 있어야하니 “교감이 인정을 안한다면서 저한테 계속 물증을 내놓으라고” 하고 있다고 A씨는 하소연했습니다. (녹취 파일/동영상을 참조하세요) 이 음성이 담긴 녹취파일은 증거가 안되는 걸까요. 교육청이 교감을 봐주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드는 대목입니다.
교감은 2개월 후 교장 승진을 앞두고 있습니다. A씨는 “(교감에 대한) 징계를 최대한 가볍게 주려고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교장 승진에) 현재 상황으로는 당연히 문제가 없죠”라고 설명했습니다.
우리나라는 옛날부터 활을 잘 쐈습니다. 지금도 세계 최고 수준의 양궁 실력을 갖추고 있죠. 해당 교감도 자신의 활솜씨를 뽐내려고 사람을 세워놓고 활을 쐈나본데, 우린 그의 활솜씨에 관심이 없습니다. 다만 교장으로 승진을 하는지 안하는지는 관심을 갖고 지켜보겠습니다. 사람을 존중할 줄 아는 이들이 아이들을 교육하는 세상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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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상 기자 sotong203@ 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