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44, 1566, 1588 등으로 시작하는 기업의 전국대표번호가 알고보니 수신자에게 요금이 부담되는 구조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더불어민주당 신경민 의원은 1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받은 ‘이통3사 대표번호 사용량’ 자료를 공개하며 “최근 3년간 소비자가 부담한 대표번호 통화료가 1조5000억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대표번호란 서비스센터나 은행, 카드회사 등 기업에서 소비자의 편의를 위해 지능망(기존의 통신망에 컴퓨터를 연결해 새로운 기술을 쉽게 접목할 수 있게 한 네트워크) 서비스 제공자와 계약을 맺고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다. 대부분 1544, 1566, 1577, 1588 등으로 시작하며, 소비자가 이 번호로 연락을 하면 기업은 하나의 전화번호로 고객의 전화를 받을 수 있어 편리하다.
이 서비스는 수신자가 초당 1.8원의 통화료를 별도로 부담해야 하는 ‘부가통화’로 분류된다. 수신자인 기업과 발신자인 소비자 사이에서 지역번호나 위치기반 등의 조건을 고려해 수신자에게 연결해주기 때문에 요금이 별도로 발생한다. 소비자가 음성통화 무제한 요금제를 사용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이전까지 기업들은 ‘080’으로 시작되는 고객서비스 번호를 사용했다. 이는 기업이 돈을 지불하는 수신자요금부담전화였다. 하지만 기업들은 이 전화 대신 전국대표번호 서비스를 이용해 고객서비스 통화료를 고객들이 부담하도록 하고 있다. 수신자부담 서비스를 여전히 이용하고 있다해도, 대표번호를 전면에 내세우는 기업 탓에 소비자가 수신자부담 서비스의 존재를 알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기업의 서비스번호가 모두 수신자요금부담전화일 것이라 생각하는 소비자들은 눈 뜨고 코 베인 격이다.
신 의원은 “왜 소비자가 요금을 부담해야 하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소비자가 아닌 착신 기업이 요금을 부담하는 체계로 바꾸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우승원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