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가 있으니 따라 간거야" 위안부 할머니 모욕 발언한 순천대 교수 파면

입력 2017-10-12 12:00 수정 2017-10-12 18:31
학생들을 상대로 강의 중에 위안부 할머니에 대한 모욕적 발언과 젊은 여성을 비하한 순천대 교수에 대해 파면이 의결됐다.

순천대는 지난 11일 오후 사범대학 A(56)교수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열고 ‘파면’을 의결한데 따라 12일 박진성 순천대 총장이 파면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징계위는 강의 중에 이뤄진 A교수의 발언이 국립대 교수로서의 ‘성실의무 위반, 품위유지 위반’에 해당한다며 최고 수위의 ‘파면’을 의결했다.

박진성 총장은 12일 성명서를 통해 “A 교수가 강의실에서 행한 부적절한 언행으로 인해 상처받은 학생들과 위안부 할머니, 대학 구성원들에게 총장으로서 사과를 드린다”서 “이 일로 순천대의 명예와 지역민들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끼쳐드린 것에 대해서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 총장은 이어 “이 사안을 처리하면서 한 치의 치우침이나 절차적 하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총장 직속의 진상조사 TF팀 운영을 통해 진상을 낱낱이 파악했고, 결과에 따라 징계위원회에 징계를 요청한 결과 해당 교수에 대해 파면을 결정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박 총장은 “징계처리와 더불어 향후 유사한 사안으로 인해 피해를 받는 일이 없도록 대학 내 인권센터를 개설하고, 비밀이 보장되는 제보 창구를 마련하는 등 시스템을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A교수는 지난 4월 강의 중 위안부 할머니와 여성들을 모욕하는 발언을 해 항의 소동이 벌어졌다. 학생들은 A교수의 강의가 담긴 휴대전화 녹음 내용을 공개하고 사과를 촉구했다.

A교수는 강의 중 위안부 할머니를 언급하면서 “내가 보기에 할머니들이 상당히 알고 갔어. 오케이. 일본에 미친 그 끌려간 여자들도 원래 다 끼가 있으니까 따라다닌 거야”라고 말했다.

A교수는 또 “20대 여성은 축구공이라고 합니다. 공 하나 놔두면 스물 몇 명이 왔다 갔다 하는 거”라는 식의 발언으로 여학생들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이에 논란이 일자 순천대는 A교수를 2학기 수업에서 제외하고 별도의 TF팀을 구성해 진상 조사를 벌인 뒤 징계위를 열었다.

A교수는 “위안부 발언 당시 수업 분위기가 좋지 않아서 정신이 돌았던 것 같다” 며 “죄송하고, 반성하고 있다”고 사죄했다.

순천=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