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봉이통닭, 이번엔 군 장병에 반값치킨… 제2의 오뚜기?

입력 2017-10-12 11:35
사진=또봉이통닭(좌), 오뚜기(우) 제공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에서 앞 다퉈 치킨 가격 인상을 내놓을 때 홀로 치킨값 인하 계획을 밝혀 ‘착한치킨’으로 불렸던 또봉이통닭이 이번엔 군 장병들을 위한 ‘반값치킨’ 이벤트를 실시한다. 서민물가 안정과 일자리창출 등을 강조하는 문재인 대통령 집권 초기 대기업 총수들과 함께 청와대에 초청을 받았던 식품업체 ‘오뚜기’의 전철을 따라간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봉이통닭은 군 장병들에게 치킨을 반값에 판매하는 ‘대한민국 국군 파이팅!’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12일 밝혔다. 오는 16~25일 열흘간 현역 군 장병은 휴가증 및 신분증을 제시하면 전국 520여개 점포에서 대표 메뉴인 ‘또봉이통닭’을 반값인 4450원에 살 수 있다. 행사 기간에 인하된 금액은 본사가 가맹점에 전액 보전해준다.

이번 행사는 최근 북핵 위기로 인해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면서 밤낮으로 나라를 지키는 군 장병들을 응원하기 위해 마련했다고 또봉이통닭은 설명했다. 또봉이통닭은 2015년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지뢰 도발 당시에도 추가 도발을 억제한 육군 1군단 장병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치킨 1004마리를 제공했다.

앞서 또봉이통닭은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가격을 인상할 때 역으로 가격을 내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 6월 업계 1, 2위를 다투는 BBQ, 교촌치킨 등이 가격 인상 혹은 인상 예고로 불매운동이 벌어졌을 당시엔 20일부터 한 달간 치킨 가격을 최대 10% 인하한다고 밝혔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닭고기 가격이 올랐던 지난 3월에도 가격을 5% 인하했다.

이에 치킨 업계에서는 ‘이슈에 편승해 상대적으로 낮은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겠다는 심산’이라거나 ‘한시적 이벤트를 지나치게 생색낸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비판과 불만에 대한 발 빠른 대응이라는 반론도 나왔다.


또봉이치킨의 이런 행보는 일자리창출 및 상생협력을 강조하는 문재인정부의 눈에도 띄었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는 경기도 평택 해군2함대 사령부에서 열린 국군의날 기념식 참석 후 식사 자리에서 장병들에게 또봉이통닭 230인분을 선물했다. 여러 브랜드 중 또봉이통닭을 선택한 것은 서민물가 안정을 위해 치킨 가격을 내리거나, 새 정부의 최우선 국정과제인 일자리 창출에 발 벗고 나서 주목을 받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는 앞서 문재인정부가 중견 식품업체 ‘오뚜기’에 관심을 보인 것과 비슷하다. 재계 100위권 안팎의 중견기업인 오뚜기는 지난 7월 문 대통령과 14대 그룹 경영진과 만나는 자리에 초대받아 눈길을 끌었다. 간담회 주제인 ‘일자리 창출과 상생협력’의 모범사례로 초청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한 것이다.

특히 오뚜기는 문 대통령이 내세운 ‘비정규직 제로’ 공약에 적합한 사례로 꼽혔다. 지난해 3081명의 직원 중 31명만 기간제 근로자였다. 또 함영준 오뚜기 회장은 자산 1조6500억원대 오뚜기를 상속받으며 상속세 1500억원 전액을 납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기업이 오너 2세에게 경영권을 넘기며 편법 승계 논란에 휩싸이는 모습과 대비된다. 이외에도 10년째 라면값을 동결하고 사회공헌활동에도 앞장섰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