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이면 외아들 장가보낸다고 너무도 좋아했는데 하늘도 무심하시지…”
경기도 의정부시 낙약동 민락 2택지 개발지구 내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10일 5명의 인부들은 크레인 해체 작업을 하고 있었다. 4명의 근로자들은 20층 높이의 타워크레인 기둥에서 작업을 진행했고 나머지 한 명은 지상에 있었다. 크레인이 넘어지는 사고로 근로자 김모(56)씨 등 3명이 숨졌고 또 다른 김모(51)씨 등 2명은 부상을 입었다.
사고 직후 연합뉴스가 한 병원의 장례식장 앞에서 만난 권오성(62) 전국 타워크레인 설·해체 노동조합 지도의원은 “오늘 현장에서 숨진 김모씨는 전국의 각종 크레인 건설 현장에서 30년 동안 일해온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었다”고 말했다. “지상 30m 이상의 크레인에 매달려 작업을 하는 우리에게 안전은 필수”라며 “그중 김씨는 본인의 안전장비뿐만 아니라 동료들의 안전장비까지 꼼꼼히 챙기는 ‘안전 감독관’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음 달이면 외아들 장가보낸다고 너무도 좋아했는데 하늘도 무심하시지…”라며 “지난 3일에도 전화통화를 해 추석 끝나고 만나자고 했는데 이렇게 허망하게 떠날 줄 몰랐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권 의원은 평소에도 김씨와 친형제처럼 가깝게 지냈다고 한다.
사고 원인에 대해 권씨는 “아직 현장을 확인하지 못해 뭐라고 단정 지을 수 없다”면서 “내일 경찰, 고용노동부 감독관들과 함께 현장에 들어가 살펴보면 정확한 사고 원인 등이 무엇인지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 역시 목격자와 공사 관계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은 사고 당일 현장을 방문해 사고대책본부 구성을 지시하고 사고 원인을 철저히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이 자리에서 김 장관은 “최근 건설현장에서 타워크레인 설치, 해체 중 사고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타워크레인 대형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관계 부처와 합동으로 크레인 작업의 구조적인 문제점까지 개선할 수 있는 근원적인 대책을 마련해 10월 중에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박세원 기자 sewon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