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여파와 중국 업체들의 표절로 인해 한국 게임들이 한숨을 내쉬고 있다. 더군다나 한국 업체들의 중국 시장 진출 길이 막힌 반면 중국산 게임들은 한국 시장에서 흥행을 일으키고 있어 대조를 보이고 있다.
1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한국 구글플레이 매출 상위 20개 중 상위권에 중국산 게임이 5개 포함됐다. 소녀전선(4위), 음양사(10위), 로드 모바일(11위), 권력(15위), 뮤오리진 (19위) 등이다.
중국산 게임들은 한국 제작 게임보다 한 수 아래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최근 중국의 막대한 자본과 넓은 자국 시장을 앞세워 빠르게 발전해 온 탓에 이런 선입견이 사라지고 있다.
반면 국내 모바일 게임은 사드 여파로 중국 시장에 진출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 3월 이후 국내 업체 중 어느 한 곳도 중국에서 판호(서비스 허가권)를 취득하지 못했다. 판호를 취득하지 못하면 중국에서 게임 신작을 출시 할 수 없다.
이뿐만 아니라 중국 게임 업체들의 무단으로 한국 게임을 무단 표절하는 것도 시장 악화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는 국내 기업 블루홀이 개발한 ‘배틀그라운드’다. 이 게임은 고립된 섬에서 96명이 무기와 탈 것을 이용해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최후의 1인이 되기 위해 경쟁하는 1인친 슈팅(FPS)게임이다. 출시 전부터 이미 1200만장의 사전체험판을 기록했고 세계 최대 PC게임 플랫폼 ‘스팀’에서 인기순위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에 중국 업체들은 배틀그라운드와 유사한 ‘정글의 법칙:지상의 대법칙’과 ‘배트로얄:적자생존’ 등을 내놓고 있다. 이들 게임 모두 비행기에서 낙하산을 타고 뛰어내리는 시작 부분과 생존 경쟁을 벌이는 것, 게임 캐릭터의 무기와 콘셉트까지 배틀그라운드와 매우 흡사하다.
블루홀 측은 “중국 게임업계의 표절에 대해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게임업계는 표절에 대응하기 위한 방법이 충분하게 마련되어 있지 않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정부 차원에서의 게임산업 규제 완화도 필요하지만 결국 더 중요한 것은 게임 업계 스스로 신선한 장르를 열어 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빠르게 발전하는 중국 게임시장의 추격에서 벗어나려면 게임업계 스스로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안태훈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