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파일] 갱년기와 골다공증을 무시하지 마라

입력 2017-10-11 13:31

한인권 대표원장  
/KMP헬스케어서울의원

‘위민스 헬스 이니셔티브’(WHI) 연구그룹이 지난 2003년, 집단 연구결과를 근거로 심혈관질환을 예방할 목적으로 여성호르몬을 여성들에게 투여하지 말 것을 권고한 이후 환자들은 수많은 혼란에 빠져들었다.

이후 이 연구 결과를 재분석한 결과 이 논문에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는 것이 지적되었으나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오히려 여성호르몬을 먹으면 안 되고 여성호르몬을 먹으면 유방암이 걸리는 것으로 인식되어 가고 있다. 

의사들에게도 몇몇 전문지식을 가진 의사들 이외에는 여성호르몬의 처방이 시행되지 않고 있는 현실이다. 

화끈거리고 식은땀이 나며 가슴이 두근거리고 여러 관절에 통증이 오고 심지어는 고관절 골절이 오는 골다공증이 심한 환자들은 어찌할 바를 모르고 부채나 인터넷 정보에 자신의 건강을 맡기고 있다. 

다행히 생명의 위험을 주는 골다공증을 치료하는 주사와 먹는 약들이 개발되어 참 다행이다. 그러나 비교적 고가이며 사용에도 제한이 있을 수 있다. 

요즘에는 의사들도 전문지식을 공부하며 환자를 이끄는 것보다 인터넷에 있는 정보를 더 이용하며 환자를 이끄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본다. 

의료환경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데 전문지식을 가진 교수급 의사들의 특진비도 없어지고 있다. 

필자는 갱년기와 골다공증을 가진 환자들을 약 40만 명 정도 치료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여성호르몬으로 이들을 치료한지도 30년이 가까워 온다. 

그동안 많은 것이 바뀌었고 바뀌어 가고 있는 현재 우리에게 점점 더 필요하고 존중되어야 할 것은 전문지식이다.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은 어느 것과도 비교할 수 없이 존중되어야 하고 인정되어야 한다. 물론 이를 증명할 방법은 논란이 있을 수 있으나 하나 밖에 없는 생명을 다루는 의학 분야에서는 다른 어떤 분야보다 더욱 가치 있게 인정받아야 한다. 

여성호르몬을 복용할지에 대한 결정은 전문지식을 가진 의사의 처방보다 찜질방 아주머님들의 영향력이 더 크다. 

갱년기와 골다공증으로 고생하며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는 분들을 무시하지 않았으면 한다. 인터넷과 매스컴의 지식이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보다 전문의사들의 처방에 의해 갱년기와 골다공증을 해결되도록 맡겨보자.

정리=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