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네스 펠트로, 안젤리나 졸리 등 유명 여배우들이 할리우드 거물 제작자 하비 웨인스타인의 성추문을 폭로하고 나섰다. 뉴욕타임스는 10일(현지시간) 웨인스타인의 성추행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여배우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하며 펠트로와 졸리도 웨인스타인에게 당했다고 보도했다.
펠트로는 스물두 살이던 20여년 전 웨인스타인을 처음 만났다. 웨인스타인은 펠트로가 영화 ‘엠마’에 캐스팅될 수 있도록 해줬고 이는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의 발판이 됐다. 웨인스타인은 촬영이 시작되기 전 펠트로를 호텔로 불러 성상납을 요구했다.
펠트로는 “내게 손을 얹고 마사지를 요구하며 침대로 가자고 제안했다”면서 “어린 나이였고, 온몸이 굳었다”고 회상했다. 웨인스타인의 요구를 거절한 펠트로는 당시 남자친구였던 브래드 피트에게 이 사실을 털어놓았다. 그러자 웨인스타인은 ‘그 일을 다른사람에게 알리지 말라’고 펠트로를 협박했다. 펠트로는 “그가 나를 해고할 줄 알았다. 오랫동안 나에게 소리를 질렀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로잔나 아퀘트, 캐서린 켄들, 쥐디트 고드레슈 등이 펠트로와 같은 경험을 했다고 고백했다. 안젤리나 졸리는 영화 ‘플레잉 바이 하트’에 출연한 1990년대 후반 웨인스타인의 호텔에서 ‘원치 않는 접촉’을 거부했다고 한다. 졸리는 뉴욕타임스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젊은 시절의 나쁜 기억 때문에 다시는 그와 일하지 않았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웨인스타인에 대해 경고했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분야에서든 여성을 향한 이런 행동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뉴욕타임스는 지난 5일 웨인스타인이 30년 전부터 여배우나 자사 여직원들을 대상으로 성추행 및 성폭력을 일삼았다고 보도했다. 웨인스타인은 자신의 호텔 방에 피해 여성들을 부른 후 나체 상태로 성적인 행위나 마사지 등을 요구했다. 최소 8명의 피해자에게 합의금을 지급한 사실도 알려졌다.
지난 10일 뉴요커는 이탈리아 여배우이자 영화감독인 아시아 아르젠토 등 3명이 웨인스타인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웨인스타인은 뉴욕타임스 보도 직후 자신이 세운 ‘웨인스타인 컴퍼니’에서 해고됐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