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추모 현수막' 내린 이재명 “숙제 다 풀지 못해”

입력 2017-10-11 10:42

경기 성남시가 10일 청사 외벽에 걸렸던 세월호 대형현수막을 내렸다. 세월호 참사의 진상 규명과 미수습자 귀환을 바라며 청사 한쪽 벽면에 내건 지 3년 5개월만이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이날 “현수막 훼손이 심해 더는 둘 수가 없다. 현수막은 내리지만 세월호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에 대한 시민 마음은 변함없다”며 “문재인 정부에서 진상규명 잘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가 왜 존재하는지 심각하게 다시 생각하고 국민을 위한 나라, 국민이 주인인 나라가 되기를 함께 바라고 노력하겠다”고 했다.



시가 이날 철거한 대형현수막은 노란색 바탕에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커다란 리본이 그려진 가로 13m, 세로 21m로 지난해 4월 교체한 것이다. 하지만 시는 낡고 훼손 정도가 심해 더는 존치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 시장은 10일 페이스북에 “오늘 성남시청사 벽면 세월호 현수막을 철거했다. 오랜 시간 비바람에 색이 바래고 훼손되어 사고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현수막은 철거했지만 잊을 수는 없다. 단 한 명의 생명도 무겁게 여겨야 할 국가 의무를 다하지 못할 때 참사는 되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라는 소회의 글을 남기기도 했다. 

그는 “현수막은 잘 보관하겠다. 국기게양대의 세월호 깃발과 시청광장의 세월호조형물은 당분간 그대로 둘 것이다. 만 3년을 훌쩍 넘긴 지금까지도 우린 아직 숙제를 다 풀지 못했다”라고 덧붙였다.


시는 세월호 현수막을 당분간 시청에 보관한 뒤 기념관이나 기록보존시설에 보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기게양대에 걸린 세월호 깃발과 시청 앞마당에 설치된 세월호 조형물은 당분간 유지하기로 했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