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때문에 답답한 나라는 한국만이 아니다. 이웃나라 일본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 진출권을 확보한 뒤 경기력 논란으로 신음하고 있다. 일본이 아이티와 진땀 무승부를 거뒀다.
일본은 10일 요코하마 닛산 스타디움에서 아이티와 가진 친선경기에서 3대 3으로 비겼다. 아이티는 북중미의 빈국이다. 국내총생산(GDP)은 국제통화기금(IMF)의 올해 집계에서 12위 한국(1조4981억 달러)의 0.5%에 해당하는 79억 달러다. GDP 세계 139위다. 3위 일본(4조8412억 달러)과 비교하면 0.1%다.
축구에 대한 투자는 사실상 전무하지만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한국(51위)보다 높은 48위다. 이달 집계에서 7계단을 끌어올려 50위대에서 벗어났다. 그래도 40위인 일본보다 순위는 낮다. 이런 아이티를 상대로 일본은 진땀을 뺐다.
일본은 전반 7분 쿠라타 슈의 선제골, 전반 13분 스기모토 겐유의 추가골로 앞섰다. 그렇게 손쉬운 승리를 거두는 듯 보였다. 하지만 아이티는 파상공세를 전개해 승부를 뒤집었다. 전반 28분 케빈 라프랑스의 만회골, 후반 8분과 후반 32분 더켄스 나존의 멀티골로 역전했다.
일본 관중은 응원소리를 높였지만 ‘질식수비’로 잠긴 아이티의 골문은 좀처럼 열리지 않았다. 일본 선수들은 쉴 새 없이 공격을 전개했지만 소용없었다. 위기의 일본을 구한 주인공은 독일 프로축구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소속의 에이스 카가와 신지였다. 카가와는 후반 45분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렸다.
닛산 스타디움 관중석 한쪽에선 부진한 경기력을 항의하는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일본 축구대표팀 선수들을 향한 야유였다. 일본 역시 월드컵 본선 개막까지 남은 8개월이 험난하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