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온도’를 잡아라, 월화드라마 4파전 최후의 승자는 누구?

입력 2017-10-10 17:38

‘마녀의 법정’ ‘20세기 소년소녀’ ‘이번 생은 처음이라’는 모두 9일 시작한 새 월화드라마다. KBS2는 평균 4% 대의 시청률을 기록한 ‘란제리 소녀시대’의 후속작으로 ‘마녀의 법정’을 편성했다. 지난달 25일 첫 방을 앞뒀던 MBC 드라마 ‘20세기 소년소녀’가 파업의 여파로 인해 9일로 방영이 늦춰졌다. 여기에 ‘이번 생은 처음이라’는 tvN드라마 최초로 밤 9시 30분으로 시간대를 옮기면서 드라마 경쟁률이 더욱 치열해졌다. 이번 세 드라마의 출격으로 월화드라마 시청률 1위로 독식해오던 SBS ‘사랑의 온도’의 1위 자리가 위험해졌다. 세 드라마 모두 시작 전부터 큰 호응을 받았기 때문이다.

사진 = '사랑의 온도' 네이버 TV캐스트 캡쳐

#사랑의 온도, 아슬아슬 삼각로맨스로 굳건히 1위 다지기

SBS 드라마 ‘사랑의 온도’는 ‘또 오해영’ ‘낭만 닥터 김사부’ 로 로코퀸의 반열에 오른 서현진과 김재욱, 양세종의 아슬아슬한 삼각관계가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특히 연하남 양세종의 절절한 짝사랑은 많은 누나들의 가슴을 울렸다.

다른 세 드라마가 첫 방영하는 날 사랑의 온도는 김재욱(박정우 역)이 양세종(온정선 역)에게 마음을 고백하는 장면을 담아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김재욱은 하루 일과를 마치고 자신을 찾아온 양세종에게 서현진(이현수 역)에게 “프러포즈를 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아직 서로 같은 여자를 좋아하는다는 것을 모르는 양세종은 자신의 여자친구에게 고백한다는 친한 형 김재욱에게 “형은 남자로서 최고”라며 등을 떠밀었다.

갈수록 복잡해지는 사랑의 작대기에 이날 시청률은 닐슨 코리아 기준 11.2%을 기록하며 자체 최고 기록을 세웠다. 이어 양세종과 김재욱이 서로 서현진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해 아슬아슬하게 이어지던 관계가 곧 폭발할 것임을 내레이션으로 암시, 시청자들을 사로잡고있다.

사진 = '마녀의 법정' 네이버 TV캐스트 캡쳐

#마녀의 법정, 탄탄한 매니아층을 보유한 법정물과 려원의 새로운 인생작
MBC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의 ‘유희진’역 이후 눈에 띄는 성적을 거두지 못했던 려원이 새로운 인생 작품을 만났다. 시청자들은 ‘풍선껌’ ‘샐러리맨 초한지’ 등으로 소소한 성적을 거뒀던 려원이 전에 보지 못했던 새로운 캐릭터를 보여주었다고 평했다. 

마녀의 법정은 독종 마녀 검사 마이듬(려원 분)과 훈남 초임 검사 여진욱(윤현민 분)이 여성아동범죄 전담부에서 앙숙 콤비로 수사를 펼치는 법정 추리 수사 극이다. 동시간대 드라마들과 달리 ‘법정’이라는 특수성이 큰 도움이 됐다. 게다가 요즘 사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는 ‘여성아동범죄’는 소재에 사이다 스토리를 첨가해 여성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려원이 맡은 마이듬은 미디어에서 보여주던 고분고분한 여성 검사에서 벗어나 이기적이고 못됐지만 사회 처세가 뛰어난 신개념 여성을 보여줬다. 뻔뻔한 려원의 연기에 많은 이들이 삼순이를 벗어날 새로운 인생작을 만났다며 극찬했다. 네 개의 월화드라마 중에서는 2위, 동시에 시작한 작품들에서는 닐슨코리아 기준 6.6%를 기록하며 시청률 1위를 달성했다. 1화부터 탄탄한 스토리를 보이는 마녀의 법정은 연애 중심의 사랑의 온도와는 또다른 시청자층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 = '20세기 소년소녀' 네이버 TV캐스트 캡쳐

#20세기 소년소녀, 한예슬 - 구구단 미나 캐스팅으로 10대부터 30대까지 시선 집중

JTBC ‘마담 앙트완’으로 재기를 꿈꿨던 한예슬이 흥행에 참패한 후 1년 6개월 만에 ‘20세기 소년소녀’로 돌아왔다. 이 드라마는 어린 시절부터 한 동네에서 자라온 35세 여자 ‘봉고차 3인방’의 서툰 사랑과 진한 우정을 통해 성장해나가는 과정을 그린 감성 로맨스를 담았다.

방영 전부터 한예슬(사진전 역)의 아역으로 아이돌 그룹 아이오아이 출신이자 구구단으로 활동하고 있는 강미나가 등장해 많은 관심을 받았다. 첫 화부터 첫사랑 강지석(공지원 역)과 재회한 한예슬, 김인성(공지원 아역)-강미나의 풋풋한 키스신은 시청자들의 첫사랑 기억을 불러일으켰다. 20세기 소년소녀는 20세기를 살아온 20·30세의 공감을 일깨우며 소소한 재미로 입소문 조짐이 보인다.  아쉽게도 10일 한국 VS 모로코전 생방송으로 2회 결방이 확정됐다. 반등의 기회를 놓쳐  4.3%의 시청률이 오를 것인지 하락세를 탈 것인지 걱정이 앞선다.

사진 = '이번 생은 처음이라' 네이버 TV캐스트 캡쳐

#이번 생은 처음이라, 이민기 복귀작 + 차세대 로코퀸 정소민의 선방

공익 소집 해제 이후 복귀작으로 이민기는 공유, 배두나 등 스크린 배우들의 대세인 tvN 드라마를 택했다. 드라마 복귀로는 5년 만이다. ‘이번 생은 처음이라’는 하우스 푸어 정소민(세희 역)이 여자로 착각하여 이민기(윤지호 역)의 집에 동거하는 동거 로맨스를 그린 작품이다. 웹드라마로 통통 튀는 매력을 인정받은 정소민의 매력은 이번 생은 처음이라에서도 통했다. ‘식사를 합시다’의 인연으로 특별 출연한 윤두준의 능청맞은 연기는 SNS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첫 화부터 키스신을 보여주는 빠른 전개와 시트콤 같은 코믹한 스토리는 많은 시청자들에게 호감을 얻었다. 하우스 푸어, 잡일만 처리하는 막내 작가 등 사회 새내기의 공감 요소를 두루 가지며 따뜻한 드라마라는 호평도 받았다. 하지만 닐슨코리아 기준 네 드라마 중 가장 낮은 2.0%로 시작해 tvN의 한 수가 과연 신의 한 수일지 패착일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

네 드라마가 앞다투며 경쟁하는 사이 동시간대 시청률 1위는 11.5%를 기록한 KBS1 가요무대에게 돌아갔다. 하지만 9일 시작한 세 드라마 모두 10일 오전 내내 각종 포털사이트의 인기검색어 상위에 올랐다. 앞으로 사랑의 온도가 굳건히 1위를 지킬 것인지, 후발 주자들이 반격을 펼칠 것인지 불꽃튀는 레이스 속에 시청자들은 즐겁기만 하다.

이담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