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한 곳인 아프리카 말라위에서 뱀파이어(흡혈귀) 소동으로 사망자가 발생하자 일부 유엔 직원들이 철수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로이터통신은 10일 유엔보안국(UNDSS) 보고서를 인용, 말라위 남부 두 지역에서 뱀파이어가 출몰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집단 린치(사형·私刑) 사건이 발생해 최소 5명이 숨졌고, 유엔 직원들이 긴급 탈출했다고 보도했다. 말라위에서는 2002년에도 뱀파이어와 관련한 소문으로 집단 살인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보고서는 “팔롬베와 물란제 지역은 ‘흡혈’과 뱀파이어가 존재한다는 소문으로 심각하게 영향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플로렌스 롤레 유엔 현지 조정관 대행은 “일부 유엔 직원들은 이미 소개됐고, 다른 지역에서 업무를 진행하는 직원은 남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유엔보안국은 가능한 빨리 탈출한 직원들이 원래 자리로 돌아올 수 있는지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엔보안국 보고서는 지난달 중순 이후 현재까지 최소 5명이 사망했고, 뱀파이어 색출에 나선 군중들이 도로를 막으면서 추가 사망자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뱀파이어 소문은 이웃 모잠비크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유엔보안국은 상황이 진전될 때까지 유엔 활동의 일시 중단을 권고했다.
피터 무타리카 말라위 대통령은 “고통스럽고 괴로운 소식”이라고 밝혔고, 말라위 대통령실도 “이번 사건은 대통령과 정부에 심대한 우려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