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임산부 10명 중 1명만 근무시간 등 업무 조정 배려를 받은 경험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 저출산 문제를 ‘국가적 위기’로 진단하는 등 저출산이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임산부를 위한 사회제도적인 배려도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보건복지부는 10월 10일 ‘임산부의 날’을 맞아 인구보건복지협회가 임산부 3212명과 일반인 74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근무시간 등 업무량 조정’ 배려를 받았다고 응답한 임산부 비율이 11.3%였다고 밝혔다. 지난해 11.5%에서 소폭 하락한 수치다. ‘짐 들어주기’도 9.2%에서 8.6%로 줄었다.
‘임산부로서 배려 받은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60.2%로 지난해 59.1%에 비해 조금 올랐다. 하지만 배려 받은 내용의 대부분은 ‘좌석양보’로 64.2%의 임산부가 이같이 응답했다.
반대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임산부를 배려한 적이 없다고 응답한 이들은 ‘임산부인지 몰라서’(41%)라고 응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다. ‘주변에 임산부가 없어서’(27.5%)라는 응답과 ‘방법을 몰라서’(13.6%) 등이 뒤를 이었다.
임산부 배려를 위해 개선돼야 할 제도로는 ‘일·가정 양립 활성화’(47.8%), 대중교통 전용좌석 등 편의시설 확충(25.9%) 등이 꼽혔다. 또 임산부 배려문화 확산을 위해 임산부 배려 인식교육(44.1%) 및 홍보(24.8%) 등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임산부의 날은 풍요의 달인 ‘10월’과 임신기간 ‘10개월’에서 따왔다. 2005년 임신과 출산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임산부를 배려하는 사회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제정됐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