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계상의 후배 사랑… 막내형사役 하준에 “고생했다”

입력 2017-10-09 17:34 수정 2017-10-09 17:38
영화 '범죄도시' 출연진. 키위미디어그룹 제공

“감사할 일이고, 기적이다. 하준아 고생했다.”

영화 ‘범죄도시’가 흥행 대역전을 펼치며 손익분기점(200만명)을 돌파한 9일, 배우 윤계상은 인스타그램에 이 같은 짤막한 메시지를 남겼다.

이번 작품에서 호흡을 맞춘 후배 하준에게 건넨 다정한 덕담이었다. 하준이 무대인사에 참여한 뒤 감격에 겨운 장문의 글을 올리자, 해당 게시글을 리그램(인용)하며 그에게 애정 어린 응원을 보낸 것이다.

윤계상의 따뜻한 메시지에 하준은 다시 댓글을 달았다. “형…”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적잖이 감동한 듯 눈물 이모티콘(ㅜㅜ)도 곁들였다.

영화 '범죄도시'의 막내형사 강홍석(하준). 키위미디어그룹 제공

원글에서 하준은 무대인사 현장 사진과 함께 진솔한 감상을 적었다. 그는 “많은 배우들이 그러하듯 저 역시 작품이 없을 땐 많은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며 “4년 전 영화관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때 저도 언젠가는 제 작품으로 무대인사에 서고 싶다는 간절한 바람이 있었는데, 범죄도시로 인해 제가 일했던 바로 그곳에 무대인사를 갔을 때는 뭐라고 딱히 정의할 수 없는 묘한 떨림도 느꼈다”고 했다.

이어 “관객 여러분들의 한국 영화에 대환 꾸준한 관심과 사랑 덕분에 저 같이 보잘 것 없는 배우에게도 기회가 오는 것 같다”면서 “정말 간절하면 이루어지나 보다. 비록 우리들의 삶이 영화나 드라마처럼 드라마틱한 일들이 늘 일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각자의 삶은 그 자체로 참 가치가 있는 것 같다. 영화 보러 와주신 관객 여러분들의 마음속에 있는 간절한 바람들 포기하지 마시고 용기 내셔서 끝까지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정말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범죄도시’는 조선족 폭력조직과 그들을 잡으려는 강력계 형사들의 대결을 그린 작품. 극 중 하준은 막내형사 강홍석 역을 맡아 인상 깊은 연기를 펼쳤다. 강력계 형사 마석도(마동석)와 한 팀에서 일하다 장첸(윤계상) 무리에게 일격을 당한 뒤 두려움과 회의감을 느껴 갈팡질팡하는 인물을 현실적으로 그려냈다.
하준 인스타그램

‘범죄도시’를 선보이면서 윤계상은 유독 조·단역 배우들의 노고를 입이 마르도록 강조했다. 기자간담회에서부터 “배우들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는 것 같다. 새로운 얼굴들의 호연이 빛난다. 많은 분들이 봐주셔서 그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열렸으면 좋겠다. (그들을) 새로운 작품에서 더 자주 볼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후 본보와의 인터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의 진지한 눈빛과 단호한 답변에서는 영화계 선배로서 느끼는 묵직한 책임감이 묻어났다.

윤계상은 “우리 영화에 함께한 배우들은 정말 최고”라면서 “다들 연기를 너무너무 잘하시는 분들이다. 빨리 유명해져야 한다. 치열한 오디션을 통해 캐스팅됐으니 진짜 최고 중 최고들이 뽑힌 셈이다. 그런데 이들에게 기회가 많이 없다는 게 너무 안타깝다”고 얘기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