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극장가 대역전 신화의 주인공이자 최종 승자는 영화 ‘범죄도시’였다.
9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범죄도시’는 전날 관객 수 42만5342명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정상에 올라섰다. 같은 날(3일) 개봉해 흥행 1위를 지키던 ‘남한산성’을 끌어내리고 보란 듯이 역전에 성공한 것이다.
대작 ‘남한산성’ ‘킹스맨: 골든 서클’(이하 ‘킹스맨2’)에 밀려 박스오피스 3위로 출발했던 ‘범죄도시’는 입소문을 타며 흥행 가속을 붙였다. 6일 ‘킹스맨: 골든 서클’을 제치고 2위로, 8일에는 ‘남한산성’마저 제압하고 1위로 껑충껑충 뛰어올랐다.
당초 ‘범죄도시’는 비교적 약체로 평가받았다. 강윤성 감독이 선보이는 첫 상업영화인데다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이라는 핸디캡까지 안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동안 유행한 범죄액션 장르에서 어떠한 새로움을 담아낼 수 있을지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도 없지 않았다.
반면 ‘남한산성’은 명절 분위기에 안성맞춤인 15세 관람가 정통사극. 이병헌 김윤석 박해일 고수 박희순 조우진 등 쟁쟁한 출연진을 등에 업었다. ‘도가니’(2011) ‘수상한 그녀’(2014) 등을 연달아 흥행시킨 황동혁 감독의 차기작이기도 했다.
‘범죄도시’의 대역전 동력은 작품 자체에 있었다. 실화를 바탕으로 형사와 조선족 조직폭력배의 대결을 그린 영화는 장르적인 성격을 살리는 동시에 신선함과 대중성을 놓치지 않았다. 군더더기 없는 액션과 시원시원한 전개, 통쾌한 메시지가 한 데 어우러졌다. 더불어 노골적인 폭력 묘사를 최대한 자제해 오락영화로서의 소임을 충실히 수행했다.
형사 마석도 역의 마동석과 흑룡파 두목 장첸 역의 윤계상의 존재감을 빼놓을 수 없다. 각자 역할에 완벽하게 녹아들어 200% 제 몫을 해냈다. 두 배우의 열연은 극에 균형감을 더하는 동시에 긴장감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최귀화 조재윤 임형준 홍기준 허동원 하준 등 조연진의 합도 좋았다. 특히 장첸의 수하로 등장한 진선규 김성규의 활약이 반짝였다.
관객 줄호평에 힘입어 7일 연속 좌석점유율 1위를 차지한 ‘범죄도시’는 스크린과 상영관 수를 늘려가며 점차 흥행에 탄력을 받고 있다. 금일(9일) 중 손익분기점(200만명) 돌파도 눈앞에 뒀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