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화천군, E형간염 진료 최다 왜?…전국 평균의 39배

입력 2017-10-08 17:42 수정 2017-10-08 18:22

유럽에서 논란이 된 E형 간염 진료 환자가 최근 3년간 50%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강원도 화천군의 진료 인원이 전국 평균보다 약 39배 높게 나왔다.

 8일 국회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2014~2016년 A·B·C·E형 간염 건강보험 진료 현황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 비교적 덜 알려진 E형 간염의 경우 인구 10만명당 연평균 진료 환자가 2014년 0.08명에서 2016년 0.12명으로 52.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자는 같은 기간 0.08명에서 0.15명으로 93.5%, 여자는 0.08명에서 0.09명으로 13.2%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전국 251개 시군구 중 70곳이 3년간 전국 평균(0.10명)을 넘었다.  강원도 화천군 경우 인구 10만명당 연평균 진료 인원이  3.88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전국 평균보다 38.8배 높았다. 뒤이어 충북 음성군(2.66명), 경북 영양군(2.02명), 강원 정선군(1.79명), 충북 괴산군(1.78명) 순이었다.

 E형 간염은 바이러스에 오염된 물을 마시거나 돼지 사슴 곰 등 육류 및 가공품을 덜 익혀 먹을 경우 감염된다. 아시아 중남미 등 저개발국에선 오염된 식수가 주된 감염 경로다.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선 육류나 가공식품을 통해 산발적으로 발생한다. 

  우리나라에선 시골에서 멧돼지를 생포해 담즙을 마시거나 노루 고기를 날 것으로 먹고 발병한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도축장에서 익히지 않은 쇠고기를 섭취하는 습관을 가진 사람이 감염된 경우도 있다.
 따라서 강원도 화천군을 비롯한 E형 간염 환자 발생이 많은 곳은 주민들의 이런 식습관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A형 간염은 광주 서구가 최근 3년간 10만명 당 연평균 42.1명이 진료받아 전국 평균보다 3.8배 높았다. B형 간염은 경북 울릉군이 전국 평균의 2.4배, C형 간염은 전북 순창군이 전국 평균의 10.3배 높은 진료 인원을 기록했다.

 정춘숙 의원은 "간염은 지역별로 발생 유형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일률적인 예방 대책으로는 증가 추세를 막기 어렵다"면서 "지역별로 차이 나는 간염 발생 원인을 조사해 '지역 맞춤형 예방 대책'을 시급히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