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들이 선정한 순화해야 할 군대 은어 1위는 ‘이것’

입력 2017-10-08 16:33


군대에서 사용되는 은어와 낯선 한자어 가운데 군인들이 순화 필요성을 가장 크게 느끼는 단어는 ‘촉수엄금’으로 나타났다.

한글학회는 오는 13일 서울시청 시민청에서 개최되는 한글날 기념 국어학 학술대회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군대 언어의 실태와 개선방안’ 설문조사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라고 8일 밝혔다. 설문조사는 박재현 상명대 국어교육과 교수가 군대 은어 26개와 낯선 한자어 12개를 선정해 군인들에게 사용빈도와 개선 필요성, 순화어 수용 가능성 등을 묻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군인들이 개선이 필요하다고 느낀 단어 1위는 '촉수엄금'(손대지 마십시오)으로 나타났다. 이어 납부를 뜻하는 '불입'과 신병이나 계급이 낮은 군인을 부르는 '짬찌'가 각각 2,3위를 차지했다. 불빛 가리기를 의미하는 '등화관제'와 빈 병을 가리키는 '공병'도 4위와 5위를 차지했다.

'촉수엄금'과 '불입'은 순화어 수용 가능성에서도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촉수엄금’은 ‘손대지 마십시오’로, ‘불입’은 ‘납부’로 충분히 대체가능하다고 군인들이 생각하고 있다는 의미다. 

개선이 필요하지만 순화어 수용 가능성이 낮은 단어도 있었다. 군인들은 ‘뺑이 치다’를 개선해야 할 은어로 꼽으면서도 순화어로 제시된 ‘고생하며 힘든 일을 하다’가 ‘뺑이 치다’를 완전히 대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방상 내피인 ‘깔깔이’, 전역을 앞둔 것을 지칭하는 ‘말년’은 개선 필요성과 순화어 수용 가능성 수치가 모두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