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인 딸의 친구를 살해하고 야산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 35살 이모 씨의 사건에 공범인 제3의 인물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5일 오전 이씨 명의로 된 서울 도봉구의 한 빌라에서 이씨를 체포했고 다음날 강원도 영월 야산에서 A양 시신을 발견했다. 경찰은 이때 이씨의 범행 사실을 알면서도 서울 도봉구 자택으로 태워다 준 박모씨에 대한 영장도 함께 신청했다.
경찰은 또 딸 이양의 공범 개연성도 염두에 두고 수사 중이다. 친구 A양을 집으로 불러들인 것이 이양이었기 때문이다. 오후 12시쯤 이양과 함께 건물로 들어간 A양이 집에 돌아오지 않자 같은 날 오후 부모가 경찰에 실종신고를 접수했고 경찰은 행적을 조사한 뒤 이씨를 용의자로 특정했다. 이양은 아버지가 시신을 담은 검은 여행 가방을 차량 트렁크에 싣는 동안 곁에서 지켜보기도 했다.
검거 당시 이씨는 딸과 함께 수면제를 과다 복용해 쓰러져 있는 상태였다. 잠들고 깨어나기를 반복하던 이씨는 8일 오전 정식 경찰 조사를 받고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으로 이동했다.
휠체어를 타고 조사실에서 나온 이씨는 '살인 혐의를 인정하는가', '무엇이 억울하다는 것인가', '딸과 사체 유기를 함께 했는가' 등의 질문을 받았지만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수면제 복용 전 차안에서 딸과 함께 유서 형식의 영상을 촬영한 것으로 조사됐다. 영상 속 이씨는 “내가 자살하려고 뒀던 약을 A양이 먹었다”며 A양이 숨을 거둔 게 ‘살해’가 아니라 ‘사고’였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범행을 감추려 한 정황도 있다. 영월에 가기 전 차량 블랙박스를 뗐다가 서울에 와서 다시 붙이고 시신을 유기한 뒤 동해를 배경으로 찍은 사진을 홈페이지에 올린 것이다.
경찰은 이번 살인사건과 별개로 이씨 아내 최모(32)씨의 투신 사망 사건도 조사 중이다. 최씨는 지난달 5일 서울 중랑구 자택 5층에서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앞서 1일 최씨는 강원도 영월경찰서에 의붓 시아버지가 자신을 성폭행했다는 고소장을 접수했었다. 경찰은 당시 최씨와 함께 있었던 이씨가 목숨을 끊으려는 아내를 말리지 않은 혐의(자살방조)가 있다고 봤다.
온라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