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남아 있는 나날’ 역주행...역시 노벨 문학상 효과

입력 2017-10-07 14:41 수정 2017-10-07 14:43

일본 출신 영국 소설가 가즈오 이시구로(63)의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이 5일 전해진 뒤 그의 작품 ‘남아 있는 나날’과 ‘나를 보내지 마’(이상 민음사)가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인터넷서점 예스24는 7일 이시구로의 도서는 수상 전 1주일 간 판매량이 6권에 불과했지만 수상 후 이틀 동안 1944권이 판매됐다고 밝혔다. 이는 2010년 이후 노벨문학상 수상자들의 수상 직후 2일 간의 판매량 중 가장 높은 수치다. 그동안 2013년 앨리스 먼로가 870권, 2014년 파트릭 모디아노가 759권, 2012년 모옌이 478권 순으로 많이 팔렸다.

이시구로의 대표작 ‘남아 있는 나날’과 ‘나를 보내지 마’는 판매량이 각각 753권, 679권(7일 오전 10시 기준)으로 급증하면서 예스24 일별 베스트셀러 1위와 2위로 집계됐다. 이시구로의 소설은 40대 독자 비율이 40.3%로 가장 높았다. 30대와 50대가 그 뒤를 이었다. 성별 비율을 봤을 때 여성 독자가 전체의 60.5%를 차지했다.

김도훈 예스24 도서MD는 “가즈오 이시구로는 다른 노벨문학상 수상자들 보다는 부커상 수상으로 국내에 좀 더 알려져 있던 작가였고 긴 연휴로 오프라인에서 구하기 힘들기 때문에 온라인 판매량이 높게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수상으로 인한 관심에 힘입어 작가의 작품에 대한 인기가 한층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교보문고에서도 6일 일간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남아 있는 나날’과 ‘나를 보내지 마’가 각각 1위와 3위를 차지했다고 7일 밝혔다.

인터넷 서점 알라딘은 이시구로의 저서 판매량이 수상 직전 1개월간 총 판매량이 17권에 머무르다가 수상 발표 후부터 6일 오전 10시 30분까지 판매량이 885권으로 급증했다고 밝혔다. 수상 직후 알라딘 기준 만 하루 동안 700권 이상 팔려 나갔던 2014년 수상자인 파트릭 모디아노, 300권 가량 판매되었던 2013년 수상자 앨리스 먼로의 판매량을 웃도는 수치였다. 알라딘에서 가장 많이 팔린 작품은 ‘나를 보내지마’와 ‘남아 있는 나날’로 일간 베스트셀러 1위와 2위에 나란히 올랐다.

같은 제목으로 영화화된 적 있는 ‘남아 있는 나날’은 영국 귀족의 장원을 세계 전부로 알고 살아온 한 남자 스티븐스 시선을 통해 1930년대 가치관이 붕괴되던 영국의 격동기를 묘사한 작품이다.
영화 '남아 있는 나날' 영화 포스터

‘나를 보내지 마’는 1990년대 후반 영국, 외부와의 접촉이 금지된 기숙학교 ‘헤일셤’을 졸업한 후 간병사로 일하는 캐시의 시선을 통해 인간의 장기 이식을 목적으로 복제되어 온 클론들의 사랑과 성, 슬픈 운명을 그린 작품이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