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서울시장, 후보군 누가 뛰나

입력 2017-10-07 15:25
내년 지방선거가 8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 후보군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첫 전국 단위 선거로 '중간 평가' 성격이 강하다. 여권인 더불어민주당이 승리하면 정국 주도권을 쥐고 안정적인 국정 운영이 가능하다. 야당이 반전에 성공한다면 대선 패배의 악몽을 씻고 정국 주도권을 노려볼 수 있다. 여야 모두 총력전을 준비하는 모양새다.

지방선거의 하이라이트는 서울시장 선거다. 인구 1000만의 서울에서 승리할 경우 향후 대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권을 꿈꾸는 여야 잠룡들이 대거 출사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후보군이 넘쳐난다. '촛불 탄핵'으로 집권한 뒤 한번도 정당과 국정 지지율이 절반 이하로 내려오지 않은 만큼 당내 경선만 통과하면 쉬운 본선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느껴진다.

우선 현직인 박원순 서울시장의 3선 도전이 유력하다. 박 시장은 연임과 보궐선거 출마를 놓고 고민하다 연임으로 기운 것으로 알려졌다. 여의도에 입성하더라도 비주류 초선 의원으로 역할에 한계가 있는 만큼 시정 성과를 토대로 곧장 대선에 도전하겠다는 공산이다. 박 시장이 말을 아끼고 있지만 측근들은 이미 조직을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추미애 대표도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이를 반영해 추 대표의 강경발언과 정당발전위원회 구성 등 행보에 대해 '자기정치'라는 해석이 대두되기도 했다. 추 대표가 '지금 일도 벅차다'고 선 긋기에 나섰지만 5선 의원, 당 대표로서 남은 선택지가 많지 않다는 점에서 출마설 불씨는 꺼지지 않고 있다.

박영선·우상호·민병두·이인영·유승희·전현희 등 현역 중진 의원들도 출마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영선 의원은 정책연구소를 출범하는 등 적극적이다. 그는 2011년 경선에도 출마했다. 86그룹인 우상호·이인영 의원은 그룹내 교통정리 결과에 따라 출마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이들은 박 시장에 비해 대중적 인지도는 낮지만 당내 지지도는 높다.

이밖에 임종석 비서실장 등 청와대 인사 차출설도 제기되나 본인이 고사하는데다 당내 반발이 불가피해 가능성은 미지수다.

야당은 뚜렷한 후보군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인물난에 시달리고 있다. 낮은 정당 지지율에 기반한 것으로 보인다.

자유한국당은 나경원·김성태 의원이 언급된다. 단 촛불 탄핵 이후 정당 지지율이 급락한 상황에서 이들이 의원직을 포기하고 선거에 뛰어들지는 의문이다.

원외인사로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홍정욱 전 의원이 회자된다. 황 전 총리는 퇴임 이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보수적인 가치를 옹호하는 발언을 꾸준히 내놓고 있다. 단 홍준표 대표는 '탄핵 프레임에 갇힐 수 있다. 절대 안된다'고 홍 전 총리에 대해 선을 긋고 있다.

바른정당은 뚜렷한 후보군이 없는 상황이다. 유승민 차출론이 제기된 바 있지만 유승민 의원이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일축한 바 있다. 유 의원은 분열 위기에 내몰린 당을 구하기 위해 당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이밖에 3선인 김용태 의원, 원외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언급된다.

국민의당은 '안철수 등판론'이 제기돼 왔다. 당 지지율 보다 안 대표의 지지율이 높은 상황에서 안 대표가 출마해 지방선거 출마자들에게 교두보 역할을 해줄 필요가 있다는 논리다. 안 대표는 같은 논리로 고향인 부산시장 출마 요구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안 대표는 최근 "서울시장 '셀프 공천'하면 인재 영입을 못한다"며 서울시장 등판론을 반박한 바 있다. 중도통합 이미지를 가진 인사를 영입해 지방선거 반전을 노리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당내 인사로는 손학규 상임고문도 언급된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