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 뒤바뀐' 군산의 모 장례식장…유족 "화장까지 했는데"

입력 2017-10-06 20:13 수정 2017-12-01 19:06
사진=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전북 군산의 한 장례식장에서 시신이 바뀌는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6일 상조업체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군산시의 한 종합병원 장례식장에서 발인을 마친 A(86·여) 할머니 유족은 운구차에 시신을 싣고 인근 화장장으로 향했다. 유족들은 정해진 절차에 따라 시신을 화장한 뒤 미리 정해놓은 터에 매장했다.

유품 정리를 위해 다시 군산으로 향하는 운구차에 오른 유족들은 장례식장 직원에게 "발인 과정에서 시신이 바뀐 것 같다. A할머니 시신은 지금 장례식장에 남아 있다"는 전화를 받았다.

화가 난 유족은 장례식장을 다시 찾아 "어떻게 시신이 뒤바뀔 수 있느냐. 선산에 이미 매장까지 했는데 어떡하란 말이냐"며 항의했다.

뒤바뀐 시신을 찾아 헤메던 B(87·여)씨의 유족들도 이 같은 소식을 접하고 분통을 터뜨렸다.

B씨 유족들은 "누구 마음대로 허락도 없이 우리 어머니 시신을 내주는 경우가 어딨느냐. 우리는 어머니 얼굴도 보지 못한 채 보냈다"며 "다시 모셔온 유골이 우리 어머니라는 것을 믿지 못하겠다"며 강하게 항의했다.

장례식장 측은 "A씨의 장례를 주관한 상조업체가 입관 과정에서 시신을 착각해 생긴 일"이라며 "우리도 도의적 책임은 있지만 모든 장례 절차는 상조업체가 주관했다"며 책임을 회피했다.

이에 대해 상조업체 관계자는 "입관 전에 A씨의 유족들이 들어와 시신을 확인하고 마지막 인사까지 했는데 유족들이 별다른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면서도 "시신을 관에 잘못 넣어 화장을 한 것에 대해선 도의적인 책임을 질 생각"이라고 항변했다. 

이어 "추석연휴기간이 끝나면 곧바로 유골에 대한 유전자 검사를 진행할 계획"이라면서 "하루 빨리 해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유족 측은 "입관할 때 시신을 수의로 꽁꽁 싸매 제대로 확인하는 게 불가능했다"며 "상조업체라 장례를 믿고 맡긴 건데 이렇게 허술하게 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반박했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