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잠든 사이에’ 악인은 처벌을 받고… 7·8화 해부하기

입력 2017-10-06 14:27

SBS 수목드라마 ‘당신이 잠든 사이에’가 방송 2주만에 MBC ‘병원선’을 제치고 동시간대 시청률 1위 자리를 차지했다. 6일 방송된 8회는 8.9%의 시청률로 8.3%를 기록한 ‘병원선’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이날 방송에서는 권선징악의 ‘사이다’ 장면이 펼쳐지며 시청률을 견인했다.



◇끔찍한 사고


7회 방송은 한우탁(정해인 분)의 꿈으로 시작됐다. 꿈에서 선배와 남홍주(배수지 분) 모녀의 식당에 간 우탁은 합의서를 받아내기 위해 찾아온 이유범(이상엽 분)과 대면한 박소윤(김소현 분) 모녀를 목격한다. 피아노 교육비 때문에 갈등하는 엄마 도금숙(장소연 분)을 본 소윤은 “피아노 안 한다”며 젓가락을 집어들었다. 뒷일을 예감한 홍주는 소윤의 손을 감쌌고, 손이 젓가락에 뚫리는 사고를 당했다. 우탁은 놀라 꿈에서 깼다. 출근해 선배에게 꿈 얘기를 하지만 선배는 믿지 않았고, 찝찝함을 감출 수 없었던 우탁은 꿈을 바꿔보고자 선배의 저녁 제안을 거절했다.



◇허물을 벗는 건 사람이 아니라 뱀이지

재찬과 함께 찾은 식당에서는 꿈이 그대로 진행되고 있었다. 단 한 가지 차이가 있다면 선배가 아닌 재찬을 데려왔다는 점. 소윤 모녀를 추적해 찾아온 유범은 소윤의 학비 문제를 거론하며 협박했다. “검사한테 울든 빌든 해서 불기소 처분 받겠다”는 엄마의 말에 소윤은 “제발 빌지 마”라고 소리치며 꿈에서 본 장면처럼 손을 찌르려 했다. 그 순간 재찬이 테이블을 내리쳤고, 소리에 놀란 소윤은 얼어붙었다. 꿈의 현실화를 걱정했던 우탁은 안도했다. 재찬은 “그럴 필요 없다”며 “아무리 와서 울고 빌어도 기소할 것”이라 단정 지었다. 그리고 박준모의 반성문이 계속 같은 내용임을 문제삼았다. “허물을 벗고 새 사람이 되겠다”는 대목에서 재찬은 “허물을 벗는 건 사람이 아니고 뱀 아니냐, 허물을 벗을수록 점점 크고 징그러워지는 뱀”이라 말하며 자백을 권유했다.



◇88년 용띠?

소동이 마무리된 후 재찬은 우탁에게 “오늘 나 만난 거, 여기 데려온 거 우연 아니지 않느냐”고 물었다. 2차를 사면 말해주겠다는 우탁의 말에 두 사람은 편의점으로 향했다. 우탁은 자신처럼 예지몽을 꾸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 재찬은 자신과 홍주 외에 또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곧 홍주도 합류했고, 세 사람은 예지몽의 비밀을 추적하기 위해 서로의 공통점을 찾았다. 그러나 88년 용띠라는 의미 없는 공통점 한 가지 외에 다른 것을 못 찾은 세 남녀는 혼란에 빠졌다. 이날 밤 재찬은 자신에게 기대를 건 이들을 실망시키기 싫어 박준모를 구속시키기 위해 다시 사무실로 돌아가 뜬눈으로 지새며 자료를 조사했다. 소윤은 한 재단의 후원 소식을 전했고, 이렇게 일은 순조롭게 마무리되는 듯 보였다.



◇남홍주씨는 뭐 하는 사람입니까?


다음날 아침, 홍주는 꿈에서 재찬이 졸다가 내릴 정거장을 놓치고 지각해 부장의 구박을 받는 장면을 보고 몰래 따라 탔다. 홍주는 재찬이 졸기 시작하자 자신의 어깨에 기대어 편히 잠을 자도록 했다. 그리고 꿈에서 본 장면처럼 지각하지 않도록 재찬을 깨웠다. 재찬은 버스에서 내린 뒤 “남홍주씨는 뭐 하는 사람이냐, 직업이나 그런 거 없느냐”는 질문을 했다. 홍주는 “나한테 관심 생긴 거냐”면서 또다시 ‘도끼병’ 증세를 보였다. 바로 답하지 않고 장난스럽게 넘기는 듯 보였지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곧 얻을 수 있었다. 홍주의 원래 직업은 ‘기자’였다.



◇계장님이 조사하시죠

다음날 낮, 우탁은 홍주를 찾아 가게로 왔다. 홍주는 박준모가 무죄로 풀려났다는 꿈 이야기를 하며 “오늘 재찬 씨 기분이 안 좋을 것”이라 말했다. 그러나 우탁의 꿈은 반대였다. 박준모가 기소되는 내용의 꿈이었던 것. 둘은 곧 재찬에게 전화를 걸었다. 우탁은 “수사를 직접 하지 말고 수사관에게 맡겨야 한다”는 말을 했다. 그러나 유범과 함께 근무했던 경력을 가지고 있는데다 친하기까지 한 수사관이 못미더운 재찬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무시하려 했다. 그러나 우탁은 “꿈을 비교해봤더니 다 같은데 딱 하나가 달랐다”며 “홍주씨 꿈에서는 재찬씨가, 내 꿈에서는 수사관이 조사했다. 조린 멸치처럼 생기신 분”이라는 내용을 전했다. 재찬은 결국 갈등 끝에 수사관인 최 계장에게 조사를 부탁했다.



◇내가 한 게 아니야

곧 수사가 시작되었고, 박준모는 무죄를 주장했다. 과거 합의서에 ‘또 폭행하면 10억을 지급하겠다’는 조항을 넣었다는 사실을 이용해 도금숙이 폭행을 조작한 것처럼 몰아갔다. 블라우스에 찍혀 있던 족적도 275㎜이기 때문에 260㎜인 자신의 족적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수사관 최 계장은 박준모와 이유범의 말에 계속 맞장구를 쳤고, 재찬은 불안했다.

그런데 조사 도중 최 계장은 갑자기 “이제야 얘기가 들어맞는다”며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사랑하는 아내가 갑자기 정신을 잃었고, 쓰러지자마자 분명히 안 때렸다고 말했는데 체포됐다, 검사님 이거 나만 이상합니까?”라며 재찬을 돌아봤다. 지금까지 편을 들어주는 척 유도심문을 했던 것. 그제야 안심한 재찬도 수사에 가담했다. 그리고 박준모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아내가 쓰러지자마자 한 말이 ‘내가 한 게 아니다’였죠, 원래 ‘여보 괜찮아?’ 혹은 ‘도와주세요’라고 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라는 재찬의 물음에 이유범의 표정은 급격히 어두워졌다. 그리고 사건 당시를 촬영한 영상에서 “이거 내가 한 거 아니야”라고 말하며 다급하게 아내의 옷깃을 여미는 모습까지 발견됐다. 자신의 족적을 숨긴 것. 그리고 실제 발은 260㎜였지만, 구두를 신고 잰 길이는 275㎜였다. 이미 기소를 위한 증거 확보는 충분한 상태. 재찬의 완벽한 승리였다.

결국 겁을 먹은 박준모는 이전 사건까지 모두 자백했고, 이유범은 패배의 쓴맛을 봐야 했다. 믿었던 최 계장에게 “변하셨다”고 했지만 그는 도리어 “내가 변했다고 느낀다면 그건 내가 아니라 이 변호사가 변한 것 아니냐”는 묵직한 한 마디를 남기고 유범의 곁을 지나쳤다.



◇아버지처럼 절 응원하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재찬은 홍주의 전화번호를 저장하던 중 돌아가신 아버지를 그리며 “아버지처럼 날 응원하는 사람이 생겼다”는 말을 마음속으로 전했다. 그리고 이날 아침 홍주의 어깨에 기대어 잠들었던 그 때 꾸었던 꿈을 회상했다. 꿈에서 홍주는 식당 앞치마를 그대로 두르고 나온 재찬의 앞치마 끈을 풀어주고 있었다. 그리고 “해내면 잘 해줘서 고맙고, 못 해내도 애써줘서 고마운데. 그러니까 내가 응원하는 거 싫어하지 말라”는 애정 어린 말을 전했다. 재찬은 이런 홍주의 말에 “고맙다”고 답했다. 이내 두 사람은 꽃잎이 흩날리는 나무 아래서 아름다운 입맞춤을 했다. 방영 전 공개됐던 포스터 속 그 장소에서. 그러나 꿈에서 깬 재찬은 옆에 앉은 홍주를 보며 “그 마음이 더 커지기 전에 도망치고 싶습니다”라는 의미심장한 말로 독백을 마쳤다.


추석 연휴와 맞물려 전반적으로 시청률이 저조한 가운데 근소한 차이로 1위를 차지했다. 박준모 사건이 마무리되고, ‘악질 기자’로 이름을 날렸던 홍주의 과거가 예고편에 등장하면서 ‘당신이 잠든 사이에’의 이야기 흐름이 어떤 방향으로 흐를지 주목되고 있다.

이소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