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랑민 고려인 아이들 보살펴요"

입력 2017-10-06 10:45 수정 2017-10-06 14:56
고려인 청소년들의 찬양 모습. 광주고려인마을교회 제공

광주무진교회(장관철 목사)는 최근 광주광역시 서구에 상무대로에 있는 교회 예배당에 광주고려인마을교회 청소년들을 초청해 헌신예배를 드렸다.

이날 예배는 러시아나 우즈베키스탄 등에서 국내에 정착, 힘들고 고달픈 삶을 살아가는 유랑민 고려인 동포를 껴안고 예수 사랑을 전하기 위해 마련했다.  

광주무진교회는 교인들이 정성스레 모은 의류와 생활용품, 헌금을 전달했다. 

또한 광주정착 고려인 청소년들이 앞으로 유라시아 선교를 이어갈 훌륭한 인재로 자라날 수 있도록 기도할 것을 약속했다.

예배 설교에 앞서 봉독된 성경말씀은 "내가 주릴 때에 너희가 먹을 것을 주었고 목마를 때에 마시게 하였고 나그네 되었을 때에 영접하였고 헐벗었을 때에 옷을 입혔고 병들었을 때에 돌보았고 옥에 갇혔을 때에 와서 보았느니라"는 마태복음 25장 35절 말씀이었다.
인사말을 전하는 안드레이 리트비노프 선교사

장관철 광주무진교회 목사는 설교에서 "시간이 허락하는대로 고려인마을을 방문,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고려인 동포들의 삶을 돌아보며 관심과 사랑의 손길을 펼쳐나가겠다"고 밝혀 참석한 고려인마을 성도들의 마음에 큰 위로를 주었다.

이날 예배에서는 유랑민이 되어 중앙아시아를 떠돌다 국내에 귀환해 광주광역시 고려인마을에 정착, 선조들의 신앙생활을 계승해 살아가는 간증이 잇따랐다. 

고려인마을 청소년 사역자인 안드레이 리트비노프 선교사와 강사라 선교사, 홍인화  오경복 권사 등이 국내 귀환 고려인 동포를 향한 한국교회의 기도와 관심을 요청했다.

여행사 대표인 김종렬 집사는 지난 9월 카작알마티 무지개중창단이 광주를 방문했을때 식사를 대접하고 후원금을 전달하는 등 광주이주 고려인동포의 안정된 정착에 관심을 기울였다.

일제강점기 종교인이자 교육가로, 양정고보(養正高普)·개성 송도고보(松都高普)·경기중학 등에서 민족주의 독립정신을 전한 김교신 선생의 딸인 김정옥 권사는 지난 7월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사)광주효성청소년문화센터를 통해 장학금 1000만원을 지원했다.  

김 권사는 "고려인마을 자녀를 선정해 장학금을 지원해 지도자로 키우겠다"며 장학생 추천을 의뢰하기도 했다.

한편, 광주무진교회는 수난의 연속이었다. 70년대 말에서 90년대 초까지, 유신독재와 신 군부세력에 저항하며 민주화와 인권신장에 앞장 선 강신석 전임 목사의 뜻에 성도들은 충실하게 뒤따랐다.

총뿌리와 최루탄 연기속을 뚫고 줄기차게 저항했고 감옥에 갇히고 신체적 정신적 고문을 당했다. 

직장과 사회에서 불이익을 감수하면서도 '5·18 민중항쟁'의 선봉에 서 오늘날의 민주화를 이루는데 공이 큰 교회로 유명하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