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이 인터넷상에서 한국 영화 ‘택시운전사’와 관련된 모든 정보와 뉴스, 평론, 댓글을 모두 삭제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5일 미국의 소리(VOA) 중문판과 중앙통신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택시운전사의 내용이 1989년 일어난 ‘톈안먼(天安門) 사건’을 연상시킬 수 있다는 우려로 이 같은 조치를 취했다. 중국은 오는 18일 개막하는 제 19차 당 대회를 앞두고 인터넷 매체를 비롯해 자국 언론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있는 상태다.
중국에서 현재 ‘택시운전사’가 상영되고 있지 않음에도 온라인 공간에서는 민주화 시위를 유혈 진압한 광주 민주화 운동과 톈안먼 사건을 비교하며 열띤 논의가 벌어지고 있다. 영화와 신간 서적 등의 감상이나 평론을 투고할 수 있는 정보 사이트 두판(豆瓣)에는 지난 3일까지 택시운전사 관련 3만건 이상의 글이 올라왔다. 작품 평점도 10점 만점에 9.1점을 받을 정도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홍콩 일간 빈과일보는 '택시운전사'에 대한 관심이 가열될 기미를 보이자 중국 인터넷 검열 당국이 자국 온라인 사이트에 영화와 관련해 올라오는 모든 평론과 평가 점수, 나아가 동영상까지 삭제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택시운전사'와 '광주(光州)' 등을 키워드로 하는 검색도 전면 차단됐다.
그러나 중국 네티즌들은 웨이보(微博)에서 여전히 비판 댓글이 쇄도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한국이 역사를 반성하는데 비해 우리는 아직 공포 속에서 살고 있다" "광주 사건은 천안문을 떠올리게 한다. (톈안먼 사태 당시)시내의 전화선을 모두 끊어버리고 시외로 나가지도 못하게 했다. 모든 이가 정부가 말하는 것밖에 들을 수 없었고 오로지 소문과 추측 만에 기대야 했던 그런 느낌을 기억한다" "과감하게 역사를 직시하고 역사를 비판해야만 사회가 진보할 수 있다. 쑹 아저씨(송강호)의 연기는 완벽하다. 우리는 언제나 국가발전과정에서 흘린 핏자국을 똑바로 볼 수 있을지" 등등의 댓글을 달고 있다. 불법 인터넷 경로를 통해 '택시운전사' 동영상의 공유가 확산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