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라 적발되는 ‘중금속’ 마늘쫑·활미꾸라지…중국산 식품안전 여전히 불안

입력 2017-10-05 17:46 수정 2017-10-05 17:51

주부 김모(54·여)씨는 지난 3일 추석연휴 동안 가족들에게 해줄 음식 재료를 사기 위해 전통시장을 찾았다. 그는 중국산 먹거리에 대한 불신이 커 상인들에게 “중국산이냐”고 물었다가 “중국산도 문제 없는데 왜 국산에 집착하냐”는 핀잔을 받았다. 기분이 상한 김씨는 “매번 중국산 먹거리에서 문제가 생긴다고 하는데 어떻게 소비자 입장에서 확인을 안 할 수가 있겠냐”고 토로했다.

한 해 중국에서 국내로 수입되는 농산물은 48억 달러(약 5조5000억원) 이상이지만 김씨처럼 소비자들은 여전히 식품 안전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 4년간 판매금지·회수조치한 중국산 식품·공산품을 5일 분석한 결과, 20여가지 제품이 식품안전 기준을 위반해 적발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3일에도 중국산 마늘쫑 1만7600㎏에서 잔류농약(이프로디온)이 검출돼 회수됐다.

식약처에 적발된 20여가지 제품에는 마늘쫑을 비롯해 건고사리, 건고구마줄기, 고사리, 난백분, 냉동갯가재살, 냉동다슬기살(자숙), 건목이버섯, 배추김치, 냉동번데기, 숙지황, 당귀, 신선부추, 천연향신료(고추씨분말), 활꼬막, 활낙지, 활미꾸라지 등 식품과 다이어트약, 주류, 대나무 도마, 팝콘 그릇 등 공산품이 포함됐다.

식품에서는 주로 카드뮴, 납, 이산화황 등 중금속과 발암물질인 벤조피렌, 잔류농약 등이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됐다. 활미꾸라지 등은 식품에서 검출돼선 안 되는 동물용의약품인 엔로플록사신, 시프로프록사신, 오플록사신, 페플록사신이 나와 문제가 됐다. 중국산 배추김치에서는 김치류에 사용할 수 없는 식용색소 적색 제102호가 쓰였다.

특히 김치에 대량으로 쓰이는 마늘쫑의 경우 잔류농약이 검출돼 회수된 제품이 48t 이상이었다. 또한 국내에서 소비되는 추어탕의 약 80%에는 중국산 활미꾸라지가 사용되고 있어 안전 관리가 요구된다.

냉동번데기의 경우 식용으로 사용할 수 없는 산누에나방 번데기가 원료로 사용됐다. 중국 주류회사가 생산한 증류주 ‘제갈량’에는 식품에 사용이 금지된 가소제 성분인 디부틸프탈레이트(DBP)가 검출됐다. DBP는 딱딱한 성질의 폴리염화비닐(PVC)을 만들 때 유연성을 주기 위해 주로 사용되는 물질이다.

이외에도 중국산 다이어트약에는 인체에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켜 사용이 금지된 의약품과 제한적으로 사용되는 의약품 등이 쓰였고, 대나무 도마와 팝콘 그릇은 포름알데히드가 기준치(4㎎/ℓ)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식약처는 이처럼 시중에 유통 중인 부적합 식품 신고전화(1399)를 운영하고 있다.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경우 ‘내손안(安) 식품안전정보’ 앱으로 신고가 가능하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