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 대상화는 이제 그만!” 간호사들의 이유 있는 일침

입력 2017-10-05 15:52
사진 출처=맥심 유튜브 캡처

남성잡지 ‘맥심코리아(이하 맥심)’가 특정 직업에 대한 성적대상화 논란으로 또 다시 구설수에 올랐다.

맥심은 지난달 27일 유튜브를 통해 2017년 미스 맥심 콘테스트 파이널 진출자 4명의 영상을 공개했다. 4명의 최종 후보자 중 2명은 경찰과 간호사를 연상시키는 복장을 한 채 포즈를 취하고 있었다.

이 영상에 대해 페이스북 페이지 ‘간호학과, 간호사 대나무숲’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간호사를 컨셉으로 한 후보자의 옷이 직업인으로서의 간호사를 표현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주장이었다. 가슴과 허벅지를 드러낸 딱 달라붙는 원피스와 흰색 가터벨트(스타킹이 흘러 내리지 않게 고안된 고리 모양의 가터가 달린 벨트 형태의 속옷), 흰 하이힐 등을 착용한 후보자의 옷차림은 간호사를 성적대상화하고 있었다.

성적대상화는 한 개인이 자신의 성적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자신보다 약한 위치에 있는 대상을 마치 물건처럼 소비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이 같은 재현으로 간호사는 더 이상 간호와 적절한 기술치료, 의사의 진료보조 등을 수행하는 사람이 아닌 누군가에게 섹스어필을 하며 사랑을 갈구하는 여성으로 탈바꿈한다.

출처=페이스북 ‘간호학과, 간호사 대나무숲’

관련 게시글을 처음 올린 당사자는 간호사란 직업을 여전히 페티쉬의 수단으로 삼는 관행을 지적했다. 네티즌들 역시 “이런 이미지가 간호사를 전문적인 의료인보다 수동적인 여자로 보이게 한다” “간호사를 컨셉으로 잡을거면 머리망쓰고 헐렁한 반팔에 긴바지 유니폼 입고 간호화 신어라” “여초직업에 대한 페티시즘적인 소비 좀 그만 보고 싶다”는 등 불편한 반응을 드러냈다.

간호사만의 일이 아니다. 경찰, 비서, 스튜어디스(캐빈크루) 등 여전히 성적대상화로 소비되고 있는 직업은 많다. 게시글의 작성자는 “누군가에겐 정말 노력해서 얻은 자랑스러운 직업으로 성적대상화 좀 그만하라”고 지적했다. 

우승원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