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살인 개미’에 대한 공포가 전국 항만으로 확산되자 정부가 통합 방제에 나섰다. 또 ‘붉은 독개미’의 명칭을 ‘붉은 불개미’로 통일하기로 했다.
해양수산부와 농림축산식품부, 부산항만공사 등으로 구성된 비상대책본부는 붉은 불개미가 발견된 부산항 감만부두에 대해 87개 구역으로 나눠 조사에 나서 64개 구역에 대한 조사를 마쳤다고 5일 밝혔다.
지난달 28일 붉은 불개미 25마리와 1000여 마리가 서식하는 개미집이 발견된 후 추가로 발견되지 않았으며, 부산신항에 설치한 100개 트랩(덫)에도 개미가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여왕개미는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대책본부는 연휴기간 중에도 부산항외에 전국 22개 항만에 대해 예찰 트랩을 설치해 조사하고 있으며, 내륙컨테이너기지(의왕·양산) 2곳과 부산신항, 마산항, 속초항, 광양항, 인천항 등 항만 5곳을 추가해 현재 총 29곳을 예찰하고 있다.
특히 붉은 불개미가 처음 나온 지 7일이 지나도록 이동경로조차 파악되지 않자 정부는 대응수위를 높여 국무조정실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면서 감시망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있다.
문제는 부산항에서 수도권 의왕 컨테이너 기지 등 전국으로 운송되는 컨테이너에 대해 화물주의 동의없이는 내부소독도 못하는 실정이어서 붉은 불개미 확인이 어렵다는 것이다. 현재 전국 컨테이너 화물에 대한 조사는 육안으로 이뤄지는 실정이어서 컨테이너 환기구로 개미가 드나들경우 속수무책이다.
앞서 부산항에서는 지난달 28일 감만부두 2선석 컨테이너 적재장소에 깔린 아스팔트 틈새에서 붉은 불개미 25마리가 발견됐다.
이에 검역·항만당국은 비상대책본부를 가동하고 중장비를 동원해 독개미가 발견된 곳의 아스팔트를 걷어낸 결과 독개미 1000여 마리가 있는 개미집을 추가로 발견해 제거한 뒤 여왕개미를 찾고 있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부산항이 전 세계 각 지역의 화물이 드나드는 세계적인 항만임을 감안, 붉은 불개미와 같은 유사한 해충이 언제든지 유입될 수 있다고 보고 관련당국의 근원적인 해결 방안 마련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맹독성 붉은 불개미(Red imported fire ant)는 몸속에 강한 독성물질을 가지고 있어 날카로운 침에 찔리면 심한 통증과 가려움증을 동반하고 심하면 현기증과 호흡곤란 등의 과민성 쇼크 증상을 유발한다.
북미에서는 한 해 평균 8만 명 이상 붉은 독개미에 쏘이고 100여명이 사망해 ‘살인 개미’로 불리기도 한다.
한편 부산항에서 붉은 불개미가 발견된 이후 인터넷에는 네티즌들의 우려와 비난이 잇따르고 있다.
미국 엘파소에서 살았다는 네티즌은 “저 개미 정말 어른아이 할것 없이 그냥 공격합니다. 동네 6세 어린이가 개미집을 건드렸다가 공격당해 의식을 잃은 후 일주일만 숨졌다”고 말했다.
개미 전문가임을 자처한 한 네티즌은 “여왕개미는 수㎞ 떨어진 곳으로 날아가 둥지를 만들 수 있어 생태지역 확산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다른 네티즌들은 “공무원 외에 전문가들을 투입하라. 개미핥기를 투입하라. 유입 및 확산경로를 철저히 조사하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