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당국이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 절차에 사실상 착수하기로 합의한 사실이 알려지자 농민단체에서 강하게 반발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은 5일 성명서를 통해 "오늘 아침 미국에서 열린 한미 FTA 특별회기 2차 협상에서 양국은 개정 협상을 시작하기로 합의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면서 "이는 추가개방을 약속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우려했다.
전농은 "한미 FTA 이후 미국 농축산물 수입이 눈덩이처럼 늘어났고 농업 붕괴는 심화됐다"며 "더구나 1차 협상에서 미국은 한국에 대한 농산물 관세철폐를 노골적으로 요구했고, 특히 쌀개방도 압박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농민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농은 이어 "한미 FTA 개정 협상은 트럼프가 자신의 보수세력을 규합하고 정권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활용하고 있다"며 "트럼프의, 트럼프에 의한, 트럼프를 위한 한미 FTA 개정 협상"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번 협상은 트럼프 대통령의 '미치광이 이론(madman theory)'이 한국에 처음 적용된 것으로 이성과 합리적 대화가 불가능한 강도적 수법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농은 한미 FTA 협상을 총괄하는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의 파면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요구하는 한편 "문 대통령이 지금처럼 한미동맹을 신주단지처럼 모시고 트럼프의 말에 놀아난다면 세계적 웃음거리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