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자신을 둘러싼 사임설과 관련해 4일 기자회견을 열어 “사임할 생각이 없다”고 공식적으로 부인했다. 하지만 그는 사임설이 나오게 된 배경인 도널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하적인 표현인 ‘moron’을 사용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부인하지 않았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앞서 NBC뉴스는 이날자 보도에서 “틸러슨 장관이 지난 여름 미 국방부에서 트럼프 대통령 주재로 열린 외교안보 담당자 공개회의 석상에서 대통령을 ‘moron’으로 불렀고 이후 틸러슨이 사임을 고려했었다”고 보도했다. moron은 아주 비하적인 표현으로 바보, 멍텅구리, 머저리, 멍청이같은 자식 등의 의미를 담고 있고, 상대방을 극도로 저주할 때 사용하는 단어다.
틸러슨은 이날 회견에서 ‘대통령 면전에서 moron이라는 욕을 했느냐’는 질문에 “난 그런 곁가지들에 대해서는 얘기하지 않겠다”고만 말했다. 대신 “분명한 것은 기사 내용과 달리 나는 사임할 뜻이 없었고, 그렇기 때문에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나의 사임을 말리려 했다는 보도내용도 틀리다”고만 답변했다.
백악관도 틸러슨의 사임설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틸러슨 장관을 여전히 신임하고 있다”면서 해임할 뜻이 없다고 설명했다.
틸러슨 장관과 트럼프의 대립은 처음이 아니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 1일 중국을 방문 중이던 틸러슨이 기자들에게 “북한과 2~3개의 직접 대화 채널이 있다”고 밝히자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 글에서 “틸러슨 북한과 협상하느라 시간을 낭비하지 마라. 당신의 에너지를 아껴라”고 공개적으로 망신을 줬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