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美 최악 총기참사 애도…총기규제엔 ‘소극적’

입력 2017-10-05 08:11
텔레그래프 웹사이트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라스베이거스에서 사망자 59명, 부상자 500여명을 남긴 미국 최악의 총기 참사 사건에 대해 애도의 마음을 전했다. 하지만 총기규제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하며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총기 참사 사흘 만에 라스베이거스를 방문해 메트로폴리탄 경찰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은 진심으로 애도하고 있다”며 “우리의 영혼은 사랑하는 남편이나 아내, 어머니와 아버지, 아들과 딸을 잃은 모든 미국인의 슬픔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말했다. 또 “여러분은 혼자가 아니다”라며 “우리는 결코 여러분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며 사상자과 가족들을 위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총기 난사를 비난하면서도 극복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우리를 위협하는 악(惡)이나 그런 테러를 선동하는 폭력에 의해서가 아니라 사랑과 보살핌, 용기에 의해 정의된다”고 말했다. 이날 방문에는 영부인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도 동행했다.

지난 1일 라스베이거스의 호텔 인근 야외 콘서트장에서는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범인을 포함해 59명이 사망하고 500여명이 부상을 당하는 참극이 벌어졌다. 지난해 6월 49명이 사망한 올랜도 나이트클럽 총기난사보다 많은 사망자가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부상자들이 치료받고 있는 유니버시티 메디컬센터를 방문해 부상자와 가족 및 의료진을 격려했다. 그는 “가장 대단한(amazing) 사람들을 만났다”며 의료진에 대해서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일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사건 이후 불거지는 총기규제 필요성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그는 “추가 규제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할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전날 “시간이 지나면 총기 규제법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힌 것에 비해 소극적인 입장을 보인 것이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