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2001년에 북한 핵보유 들어”…대북제재엔 ‘글쎄’

입력 2017-10-05 06:37
사진=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미 2001년 당시 북한 최고지도자였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서 북한의 핵무기 보유 사실을 들었다고 말했다고 4일(현지시간) 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모스크바에서 열린 에너지 포럼에 참석한 푸틴 대통령은 2001년 방일(訪日) 도중 북한에 들렀을 때 김정일과 만난 것을 언급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그때 김정일은 북한이 핵폭탄 1개를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며 “게다가 서울은 포격으로도 사정거리 안에 있다고도 했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북한 제재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내비쳤다. 그는 “그게 2001년이었고 지금이 2017년인데 그동안 북한은 계속 제재를 견디며 버텨왔다”며 “당시에는 핵폭탄이었지만 지금은 수소폭탄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1주일 뒤면 북한 은행들의 계좌가 폐쇄되는 등 북한에 대한 제재는 계속 강화될 것”이라면서 “하지만 북한을 도발할 이유가 무엇인가? 북한은 즉각 모든 합의로부터 철수할 것이고 핵개발을 계속할 것이다. 그것이 지금의 결과”라고 덧붙였다.

미국 내에서 거론되는 북한 핵시설 예방타격론에 대해서도 “효과적인 결과가 나올지 의문”이라며 “(핵무기가) 어디에 있는지, 북한이 무엇을 가졌는지 누구도 확실히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미가 적대적인 수사를 중단하고 직접 대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 정부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테러와의 전쟁에 대한 양국의 관심이 관계 증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 같은 인물은 다른 사람의 이익을 침해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에 있는 많은 친구가 양국 간의 관계를 증진하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